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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사이버 공간이 만들어졌다. 사이버 공간과 현실세계의 관계는 마치 사물과 그림자의 관계와 같다. 사이버 공간은 현실세계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어서 영향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인 것이다. 이런 특성을 갖는 사이버 공간은 진정한 성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는 정보를 얻을 때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를 전해주는 사람의 편견이나 가치관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거나 독학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인터넷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성비를 보았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다. 이러한 이유로 사이버 공간이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평등’을 단순히 남녀의 성비만을 갖고 말할 수는 없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남성이 훨씬 많지만 그것은 현재의 교육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즘에는 여학생도 남학생과 똑같은 교육을 받지만 처음 국가가 정보화 방침을 내세웠을 때는 여학생들이 그것을 배울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들도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찾아 배울 수 있게 됐다. 기회의 평등이 주어진 것이다.

사이버 공간은 철저한 익명의 장소이기 때문에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실세계에서는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해도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 반면 사이버 공간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신고할 수도 있고 음란한 쪽지나 메일을 차단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여성들은 자본 부족으로 회사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사이버 상에서는 소자본으로도 기업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여성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에 등록한 사람은 ‘버추얼 텍’의 서지현 사장인데 후배 3명과 컴퓨터 세 대로 창업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소자본으로도 회사를 얼마든지 세울 수 있어서 여성들의 자본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 온라인에서는 사장·판매자의 성별을 따지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로 거래를 결정하기 때문에 여성이 세운 기업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재택근무가 가능해져서 가사와 육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들의 부담도 덜어준다.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서 집에서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이버 공간에는 여성이 남성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져 있다. 사이버 공간은 여성들에게 기회의 평등을 가져다 준 새로운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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