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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주는 위안’은 나의 살이 남의 살과 접촉함으로써 우리가 얻게 되는 심리적, 정신적인 위안, 만족, 쾌감, 즐거움 등을 의미한다.

살이 주는 위안의 효과는 최근에 높은 평가를 받아 ‘허그치료(이른바 포옹치료)’로도 응용(?)되고 있다.

지난 9월 우리 센터가 실시한 ‘성교육 기본과정’ 교육 후 수료증을 받는 순서에서 필자는 헤어짐이 아쉬워서, 또 우리의 만남이 고마워서 조그만 선물을 준비했다.

작은 장미 한송이와 함께 진한 포옹 한번.

처음에는 포옹을 쑥스러워 하던 교육생들이 나중에는 두 번씩 힘껏 안아 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맞닿은 가슴을 통해 친밀감을 확인했고 눈시울이 찡해지는 감동까지 받았다.

이렇게 서로의 가슴을 맞대어 안아주기만 해도 우리는 상대에게 위안받는데, 하물며 사랑하는 이와의 섹스를 통해 받는 위안의 정도는 우리를 심리적으로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를 외면적으로도 건강하게 하고 더 젊게 하며, 아름다워지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성학에서는 이러한 심리적인 위안과 함께 섹스의 운동효과를 통털어 ‘섹스의 치유효과’라고 부른다.

사랑하는 이와의 멋진 섹스는 여러 가지 통증을 없애주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신진대사를 촉진해 주는 한편 피부가 고와지고 윤기가 흐르게 하며, 월경주기를 확실하게 만들어 주고, 남성은 전립선의 기능을 보호하고 여성은 질내 건강을 유지해 준다. 또 자긍심을 높여주고 정신건강을 유지해 준다.(홍성묵 교수의 <아름다운 사랑과 성>)

아마도 섹스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몸이 좀 찌뿌드드 할 때(심한 몸살감기가 아니라), 아니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많을 때 파트너와 멋지게 섹스를 하고 나서 머리도 맑아지고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개운한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깃든 섹스를 열심히 하면(지나치게가 아니라) 피부도 고와지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기관도 건강해질 뿐 아니라 나아가 더 젊고 아름답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이 섹스의 치유효과, 살이 주는 위안을 더 실감나게 하는 분들이 있다.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를 찍은 70대 노부부 한쌍이 그분들인데, 얼마전 그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할머니, 어쩌면 그렇게 예쁘오, 마치 달덩이같소”라고 말하며 시작하는 할아버지의 은근한 프로포즈도 멋있었고, 수줍은 듯 대담한 할머니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매일밤 하는 것도 모자라서 낮거리까지 불사하고, 오럴섹스에 원하는 애무의 방식까지 주문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섹스는 정말 솔직하고 그 자체로 멋졌다.

몸에 솔직하고 사랑하는 마음에도 솔직한 그분들의 몸짓은 그야말로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것이었다고 할까?

또 생각외로 그분들의 몸도 그분들의 사랑만큼 아름다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몸이 그렇게 건강한 섹시함으로 빛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섹스는 사랑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어떤 나이가 되어도 할 수 있고,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아직도 유교적인 생각이 있는 우리는 노인들이 섹스를 말하면 ‘망칙하다’‘추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쉽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성의 사랑이 더 필요하다. 나 자신으로서 사랑받고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말자. 그래야 우리는 자신에게 더 당당해질 수 있고 ‘희,노,애,락’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늙어서의 섹스는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심리적인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되고 사람의 성능력은 본인이 원하는 한 지속된다. 신체적인 노화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섹스를 하면서 성기관은 건강함을 더 잘 유지하고, 무엇보다 신체적인 노화를 잊게 하는 성숙한 정신의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또 나이가 들수록 강렬함은 사라질지 몰라도 성행위를 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랑의 표현을 느긋하게 할 수 있어서 나이든 후의 배려받는 섹스는 폭풍이 지난 후의 느긋한 평화처럼 우리를 더욱 성숙하고 고양된 영혼으로 만나게 해 줄 것이다.

젊어도 좋고, 늙어도 좋고, 죽어도 좋다? 살아있는 만큼 치열하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면...

인터넷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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