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의원 중 여성 23%...
2년 만에 3%p 상승
여성 123명, 비백인 111명,
여성 다양성도 한층 강화

미국 워싱턴에서 6일(현지시간) 민주당 지지자들이 중간선거 개표결과 민주당이 하원선거에서 우세하게 나타나자 환호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 6일(현지시간) 민주당 지지자들이 중간선거 개표결과 민주당이 하원선거에서 우세하게 나타나자 환호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6대 의회에 진출하게 된 여성 의원 수는 최소 123명이다. 이는 상원의원 100명과 하원의원 435명 등 모두 535명 가운데 23%에 해당한다. 하원은 여성의원 101명이 당선이 확정돼 사상 처음 100명을 넘었다. 현재 115대 의회는 20%로 하원의원 중 여성은 83명, 상원 100명 중 21명이다. 100명 중 임기가 끝난 23명만 뽑은 상원은 여성 의원 12명이 당선돼 현재와 마찬가지로 23명이 유지됐다.

정당에 따른 여성 당선자 수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하원의원 당선자 가운데 민주당이 88명, 87%로 압도적이다. 공화당은 한국계인 영 김을 포함해 13명이 당선됐다. 백인이 아닌 여성의원이 4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는데, 역시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 소속이 16명이고, 비 백인은 4명이다. 주지사는 전체 50명 가운데 9명이 여성으로 2004년, 2007년과 같다. 민주당 소속이 2명에서 6명으로 늘어났다.

인종도 한층 다양해졌다. 히스패닉 출신이 하원의원 43명과 상원의원 4명, 흑인이 하원 46명과 상원 3명, 아시아계 출신이 하원 12명과 상원 3명이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여성 35명 가운데 공화당은 1명에 불과하다.

여성 당선인 증가 요인

당선자가 많았던 것은 그만큼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간선거에 276명의 여성 후보가 상하원과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 하원의원 여성 후보로는 총 237명(공화당 52명, 민주당 185명)이 출마했다.

이처럼 여성 후보가 쏟아져 나오고 여성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몰표를 보낸 것은 예상치 못했던 2016년 대선 결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한몫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운동(#MeToo)으로 촉발된 ‘성난 고학력 백인 여성들의 심판’이 현실화하면서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지고, 정치문화 혁신의 추동 세력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여성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 확대는 후원금으로도 확인됐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 CRP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들은 민주당 여성 후보들에게 1억59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2016년의 2.5배 수준이다. 대선후보로 꼽히는 여성인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의 경우 전체 후원금의 56%가 여성으로부터 나왔다.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를 자축하고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표 없이는 2020년 대선에서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셔리스 데이비스 후보가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미국 원주민 최초로 연방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2일 캔자스 주 오버랜드팍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대화하고 있는 데이비스 당선인.
민주당 소속 셔리스 데이비스 후보가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미국 원주민 최초로 연방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2일 캔자스 주 오버랜드팍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대화하고 있는 데이비스 당선인. / 뉴시스,여성신문

 

여성+인종·민족·성적 지향 교차

알렉산드라 오카시오 코르테스(29) 당선인은 역대 최연소 연방 하원 의원으로 뉴욕주 14선거구에서 당선된 라틴계 여성이다. 그는 이미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 거론되던 10선의 조 크롤리 의원을 누르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아야나 프레슬리(44) 당선인은 매사추세츠주 첫 흑인 연방 하원 의원으로 기록됐다. 그는 지난 9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0선 하원의원인 마이클 카푸아노를 물리치고 당 후보로 나섰다. 매사추세츠주에서 유색인종 여성이 의원 후보로 나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키 셰릴(46) 당선인은 뉴저지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도전한 파일럿 출신의 정치 신인이자 네 아이의 엄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공화당 제이 웨버 후보를 꺾었다.

뎁 할랜드(57), 샤리스 데이비스(38) 당선인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미주 원주민 여성 출신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뉴멕시코주에서 캔자스주에서 당선된다. 데이비스는 성소수자이기도 하다.

라시다 틀레입(42) 당선인은 팔레스타인 이민자 가정의 딸이다. 그는 2008년 미시간주 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첫 무슬림 여성 의원이기도 하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의 디트로이트 유세 때 항의하다가 내쫓긴 일화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한 오마르(37) 당선인은 소말리아 난민 출신으로 1997년 미네소타주에 정착했다. 2016년 미네소타주 최초 무슬림계 의원이 됐다. 그는 당선 후 연설을 통해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제러드 폴리스 당선인은 성소수자임을 밝혀온 인물이다. 로라도주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해 미 역사상 최초의 커밍아웃 게이 남성 주지사 기록을 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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