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지도자상

나주시청 사이클팀 장선희 코치

코치 경력만 18년

사고로 선수생활 빨리 접어

장선희 나주시청 코치
장선희 나주시청 코치

“후배들이나 제자들이 운동을 한다면 제가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 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후배들이 저보다 더 똑똑합니다. 후배들을 키워주려면 저희 같은 선배들이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고 응원해줘야 합니다.”

장선희(42) 나주시청 사이클팀 코치 머릿속에는 후배 양성이라는 한 방향밖에 없다. 어떻게든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선수들이 뛸 수만 있다면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장 코치가 2018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기도 하다. 그는 “모든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는데 저만 상을 받게 돼 미안하다. 무거운 책임감이 들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 코치는 지도자로서의 경력이 올해로 18년 차다. 영산포여자상업고(현 전남미용고)에서 6년, 나주시청에서 8년 등을 했다. 제97~98회 전국체전에서 사이클 스크레치 부문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 8월 열린 양양국제사이클대회에서는 나주시청의 5년 만의 종합우승에 힘썼다. 그는 올해 국가대표 코치로도 발탁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이클팀의 선전에도 힘썼다. 한국 최초로 아시안게임 사이클 4관왕을 달성한 나아름(상주시청)도 장 코치 가르침 덕분이다. 장 코치는 과거 나아름이 나주시청에서 뛸 때 가르친 적도 있다.

장 코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사이클을 시작했다. 다른 선수에 비해 늦게 운동을 시작해서 남들보다 두세 번 더 뛰었다. 주니어 국가대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등의 유망주였다. 그러나 20살 때 선수로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사실상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다행히 당시 나주시청 양재환 감독의 배려로 치료를 하면서 팀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선수로서 더 뛰고 싶은 욕망이 강했지만 양 감독의 조언을 받고 코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장 코치는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어서 지도자를 하면서도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더 후배들을 가르치는데 마음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장선희(오른쪽) 코치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본인 제공
장선희(오른쪽) 코치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본인 제공

장 코치는 나주시청 선수들 지도에 집중하기 위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국가대표 코치직을 반납했다. 세대교체 중인 나주시청 선수들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나주시청은 전력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 없다는 게 미안함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장 코치는 체육에 여성 지도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자 코치만이 여자 선수들에게 신경써줄 수 있는 민감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사이클에는 전체 지도자 중 약 40%가 여성이라고 한다.

장 코치는 선수들에게 예의를 가장 중요시 여긴라고 강조한다. 자기자신이 하는 만큼 대접을 받는 게 스포츠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후배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나가 많이 보고 듣고 오라는 조언을 한다. 세계적인 선수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안목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 코치는 내년 2월 광주대 스포츠레저학과를 졸업한다. 뒤늦게 대학교 공부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주변에서 아무리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학업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더라. 코치 생활을 하면서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를 했다. 운동선수가 무식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장 코치는 지도자로서의 목표에 대해 “제가 고생한 만큼 다음 후배들이 열의를 다해 코치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싶다. 열악한 봉급이나 생활수준이 어려운 곳도 많다. 우리가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내가 좋아서 한 운동이었으니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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