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14년까지는 일본보다 관광객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본정부관광청과 한국관광공사의 통계를 들이밀어도 잘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2015년을 기점으로 한국 1320만 명, 일본 1974만 명으로 관광객 통계를 보면 분명하게 한국이 일본에 추월당했다. 한국은 지금도 1400만 명정도다. 일본은 2017년에 2869만 명으로 집계됐고 올해는 3000만 명, 그리고 2020년에는 4000만 명을 예상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인구 감소와 노령화, 지방소멸을 선 경험하고 있는 곳이다. 일본 정부가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0년부터 지속해서 관광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이유가 늙어가는 지방 도시들에 활력을 넣을 방법으로 관광 활성화로 봤기 때문이다. 일본은 작년 관광수입 341억 달러(달러당 1100원기준으로 37,5조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국가와 도시들이 관광을 핵심산업으로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관광은 도시에 유동인구를 증가시키고 소비와 유통이 증가하여 그로 인한 고용유발 효과와 지역경제에 큰 활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의 작년 관광수입은 134억 달러(달러당 1100원 기준으로 15,7조원)로 우리에게도 관광은 중요한 산업이 분명하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7월 제2차 국가관광 전략회의를 개최하며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관광에서 찾겠다고 밝혔다. 

관광객들이 서울, 경기에만 집중되는 현상에서 다양한 지역관광 거점을 만들겠다고 했다. 남북평화 모드를 활용한 비무장지대(DMZ) 평화관광브랜드나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겨울스포츠 관광브랜드, 해양관광자원을 활용한 섬 관광, 국가 주요 농업유산이나 지역특화 생태관광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관광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저 ⓒ더숲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저 ⓒ더숲

관광의 활성화는 지역중심 경제보다 경제적 효과가 더 크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늘어나는 취업 효과는 제조업이 8.8명인데 반해 관광산업은 18.9명이라는 정부 분석이다. 하지만 정책에서 앞서 3000여 개의 지역축제에서 불과 몇 개의 축제도 기억하기 어려운 지역축제의 현실. 수백 년 역사를 갖고 있어도 아파트와 빌딩을 지어 도시의 역사를 지우는 도시 정책에서 어떻게 관광산업을 특화시켜 개발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도시재생이란 이름으로 현재 진행형인 깜깜한 시골 마을 하천다리에 울긋불긋 조명을 설치하고 담벼락에 알록달록 그림을 그려 넣는 현실을 보며 과연 관광객들의 선택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라는 책은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씨가 빵의 발효를 위해 천연효모가 살아있는 시골마을(현재는 돗토리현 치즈쵸, 면적의 93%가 산이다)로 찾아들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빵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빵 철학’을 담은 책이다. 작은 동네의 조그만 빵집은 맛있는 빵을 찾아서 또는 성공적인 마을만들기의 표본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쇠락해가는 지역 도시들을 살리는 정책이 도시재생이다. 일본은 지역의 숨은 컨텐츠들이 살아나고 지역을 발견하는 과정을 거치며 지역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생겼다. 

우리나라도 도시재생의 근본을 컨텐츠에서 찾아야 경쟁력도 생기고 관광의 활성화될 수 있다. 결국 사람이 머물고 다시 찾는 힘은 컨텐츠의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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