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jpg

▶처음 맞이하는 대학 생활. 갑자기 쏟아지는 자유시간을 속수무책으로 보내는 새내기들이 많다. 내가 원하는 뭔가를 찾아 확실히 미쳐보는 건 어떨까.

<사진·민원기 기자>

안녕! 수능이라는 관문을 끝으로 똑 같은 책상, 의자, 시간표와 헤어지게 되는 너에게 대학 생활을 눈앞에 둔 지금이 너무나도 꿀맛이겠지. 아니 오히려 장대비처럼 갑자기 쏟아진 자유시간 앞에서 어쩜 슬슬 몸이 지겨울 수도 있겠다. 2월말 오리엔테이션과 3월 입학식을 기점으로 엄청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시작하려는 너에게 조금이나마 앞선 시간을 갔던 선배로서 도움이 되고 싶어 대학생활에 대해 몇 마디 하려고 이렇게 펜을 들었단다.

3월. 학교 안은 색색의 동아리 회원모집 벽보가 너를 반기고, 총회·신입생환영회·해오름식 등의 일정이 너를 바쁘게 할거야. 참석은 반 강제성을 띤 자유(?)지만 난 이모든 행사에 적극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어. 보고 듣는 만큼 나를 키울 수 있고 내 사람을 가질 수 있는 천금의 기회가 되거든.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

사실 대학 하면 ‘자유’라는 단어와 함께 TV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예쁜(?) 연애’를 상상하기 쉽거든. 확실히 얘기할게. 그건 ‘환상’이라고. 순수한 새내기 한번 사귀어 보고 군대 가겠다는 늑대 같은 02학번 선배가 있을 수 있고, 또 마누라감 찾는 복학생 선배도 만만치 않게 많거든. 연애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예쁘게 보이기 위해 다른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라는 거야. 그에게 보일 여성스러운 모습을 위해 뛰어난 너의 능력을 묻히지 말라는 거지.

동아리도 한 우물을 파야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사실이야. 모든 동아리에 발품을 팔아서 구석구석 다 가보는 거야. 정말 관심 없는 동아리가 아니라면 다 맛보길 바래. 학생회도 마찬가지고. 축제 때 도우미를 해보는 것도 참 좋아. 행사 기획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준비하는 축제가 더 맛있거든.

수업에 안 갔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지. 그래서 가끔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버리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럴 바엔 미칠 무언가에 확실히 미치는 게 좋아. 사진이라든지 그림·무예·장고·춤 등 미칠 것들은 널려 있거든. 고 3때 공부만 하려고 마음 먹으면 쏟아지던 그 원수 같던 잠도 미치는 것 앞에선 없어진다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도 있지.

만만치 않은 큰 액수의 등록금을 냈을 거야. 신입생이면 첫 학기에 입학금까지 있으니 부모님들 집 기둥 하나씩은 뽑으셨을 걸? 그 등록금은 수업료만이 아닌 것 같아.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대가야. 내가 뛰는 만큼 더 많이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대가를 위해 내는 돈이라고 할 수 있어. 발광(?)하는 만큼 대학생으로서 재미와 행복이 많아질 거야.

젊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너무 즐겁고 신나는 거야. 활발한 널 죽이고 조용하지만 다소 어색한 여성스러움을 찾다가 대학문화의 즐거움을 잃지 않기를 바래.

권유경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