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빙상인연대 대표 14일 인터뷰
“전명규 전 부회장이 권력 쥐고 있어”
“빙상인연대도 와해하려고 했다”
성추행 추가 폭로 기자회견 곧 개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여성계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화·체육·여성계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다. /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쇼트트랙 전 코치인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빙상계의 수직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14일 ‘여성신문’에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에도 나와 있지만 (빙상계에서) 특정인이 많은 권력을 쥐고 있다. 대한빙상연맹이 사유화가 되었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 대표가 말하는 특정인은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빙상연맹에 대한 대한체육회와의 합동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문체부는 “전명규 전 부회장이 빙상계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권한도 없이 빙상연맹 업무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전명규 전 부회장의 영향력은 젊은빙상인연대에도 끼쳤다. 여 대표는 “젊은빙상인연대를 와해하려고 한 정황이 있다. 이곳에 속한 코치들이 빙상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취업을 막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대한체육회에 선수위원회가 있고 또 스포츠인권센터를 운영하는 등 폭력 및 성폭력을 고발한 통로가 있었지만 이런 기구를 믿지 않았다고 했다. 폭행이나 성폭행을 한 코치들이 큰 처벌 없이 체육계에 복귀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빙상연맹에서 한 명이 정권을 잡고 있었고 성추행 의혹을 덮은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젊은빙상인연대는 빙상계에 성추행을 당한 선수가 더 있다고 폭로했다. 현재 5~6건의 의혹이 있고 이 중 2건은 피해자를 통해 확인했다. 원래는 14일 관련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으나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연기됐다. 여 대표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여 대표가 말하는 또 다른 수직적인 구조는 코치의 막강한 권력이다. 해외는 코치가 스케이팅, 트레이너 등으로 세분하게 나눠져 있다. 특정 코치와 선수가 함께 오래 있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한국은 한 명의 코치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어 오랜 시간 보내야 한다.

여 대표는 “지금은 (체육계가) 바뀌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 등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다. 제2,3의 피해자가 안 나오는 게 중요하다. 바꿀 수 있을 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