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조의 어쨌든 경제]

오래도록 다양한 현장 경제를 경험해온 김동조 대표가, 우리 생활에 너무 중요한 그러나 어려운 경제를, 여성신문 독자를 위해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편집자 주>

Q: 2019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새해 경제는 올해보다 나을까요? 내년 경제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고 사업은 어렵고 투자한 주식은 떨어지기만 해서 불안합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포인트 하락한 2063.28에 장을 마감하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0포인트 오른 683.34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8원 내린 1118.3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포인트 하락한 2063.28에 장을 마감하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0포인트 오른 683.34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8원 내린 1118.3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마감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A: 결론부터 말씀 드리죠. 올해 경제는 작년보다 좋지 않을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우선 세계 경제의 상황이 작년보다 좋지 않습니다. 잘나가던 미국 경제가 주춤할 겁니다. 유럽은 이미 나빠졌고 중국 성장률도 떨어지는 중이에요. 국내 경제 상황은 훨씬 나빠요. 현 정부의 경제 정책들은 대부분 실패하고 있고 실패한 정책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실패는 고착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7퍼센트로 전망하고 있는데 저는 2퍼센트 초반 대를 유지하면 다행으로 봐요.

자세하게 설명해보죠. 2017년 미국 성장률은 2.2퍼센트였습니다. 2018년은 2.9퍼센트 정도일 겁니다. 올해는 2017년보다는 높겠지만 2018년보다는 낮을 듯합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기준 금리를 계속 올려 달아오르던 경제를 식히고 있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실시한 감세의 효과도 줄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2019년 연준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금리 인상을 한다 해도 기껏해야 한 번 정도일 겁니다. 금리를 더 올리면 경제가 망가질 것이라 우려하던 사람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고 태도를 바꾸면서 안도하고 있죠. 10월부터 20퍼센트 정도 하락했던 미국 주가 지수들이 최근 10퍼센트 가량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안도감 때문이에요. 주식시장은 기대와 우려로 움직이는 곳이거든요.

2018년 세계 경제는 흥미로운 일이 많았습니다. 우선 미국경제가 너무 좋았어요. 미국처럼 큰 나라가 연간으로 2.9퍼센트를 성장하다니 놀라운 일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3퍼센트 성장할 수 있다고 대선 공약을 내걸었을 때 허황되다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2018년만 보면 트럼프가 맞았죠.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3.7퍼센트입니다. 십 년 전에는 10퍼센트에 가까웠죠. 직장을 얻고 싶은 사람은 웬만하면 얻을 수 있다는 의미죠.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영국에서도 실업률은 하락하고 고용은 늘고 있어요. 임금은 오르고 그에 비해 물가는 낮은 편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의 물가 압력은 거의 없는 수준이죠.

미국에 비해 한국의 사정은 좀 우울합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7년에 3.1퍼센트였지만 올해 성장률은 2.7퍼센트 정도일 것 같아요. 하지만 체감되는 경제 사정은 훨씬 안 좋습니다. 우선 고용 사정이 너무 안 좋습니다. 현재 한국의 실업률은 3.4퍼센트에요. 한국의 실업률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지금 수준이었어요. 그때 미국의 실업률은 거의 10퍼센트였죠. 한국의 실업률은 2012년 이후 계속 상승 중이고 매년 30만 개 이상 만들어지던 일자리가 작년에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죠.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정부재정이 투입되었거나 전망이 나쁜 섹터이고 특히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습니다. 암울한 얘기죠. 게다가 한국 경제는 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2019년 수출 물량의 21퍼센트를 차지하는 반도체가 수출 증가율의 93퍼센트를 설명하고 있어요. 그 말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부진해지면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이 무너질 것이란 걸 의미하죠. 문제는 이미 반도체 수출이 줄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낙수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논쟁이 있었습니다. 낙수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로 아무리 돈을 벌어도 고용이나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없다고 믿죠. 올해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부진해질 때 한국 경제를 잘 관찰하면 낙수효과가 있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에요. 제 관점으로는 ‘소득주도 성장론’이란 경제학의 민간요법 같은 것입니다. 단식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을 의학의 합리성으로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워요. 일종의 종교적 신념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 ‘소득주도 성장론’은 경제이론이라기 보다 정치 신념이라 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재정지출을 대폭 늘려 경기하락을 방어하려고 하겠죠. 2019년은 힘든 해가 될 거예요. 다행히 주식 시장은 경제 사정보다는 나을 겁니다. 그 이유는 다음에 설명하겠습니다.

김동조

투자회사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로, 시티은행 트레이더로 일했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썼다. <한겨레신문> <조선일보> <에스콰이어> 등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했다. 경제 블로그인 kimdongjo.com을 운영 중이다. dongjo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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