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MBC '킬빌'서 노래 부르던 중
스크린에 'I♥몰카’ 문구 등장
시청자 항의에 MBC 14일 공식 사과
산이, 지난해부터 '여성 혐오' 논란

산이. ⓒ브랜뉴뮤직
산이. ⓒ브랜뉴뮤직

지난해 ‘여성 혐오’ 논란에 올랐던 래퍼 산이(San E)가 이번에는 디지털 성범죄를 옹호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킬빌’에서 자신의 무대 뒤 스크린에 ‘I♥몰카’라는 문구를 넣었기 때문이다. ‘킬빌’은 국내 힙합 가수들이 미국 빌보드 입성을 목표로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 산이는 자신의 노래 ‘wannabe rapper’(워너비 래퍼)를 불렀다. 래퍼가 되고 싶은 꼬마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디스 존나 하고 /사회 존나 까고 /재밌어 보이지’ 등의 가사가 담겨 있다. 이날 산이가 노래를 부르면서 ‘I'm feminist’(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순간 무대 뒤에 스크린 양쪽 편에 약 1초간 ‘I♥몰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몰카'는 불법촬영물을 뜻한다.

현재 ‘킬빌’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산이의 방송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 문구를 그대로 내보낸 MBC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I♥몰카’라는 글자가 래퍼 산이의 지상파 무대를 장식했다. 한국은 아직 불법촬영 및 유포를 취향으로 소비하는 것에 대해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다. 이 무대 기획을 용인하고 그대로 송출한 MBC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MBC는 14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1월 31일 산이 공연 중 ‘I♥몰카’라는 표현이 1초간 무대배경에 노출됐다”며 “제작진은 해당 방송분에 대해 사전 시사를 하였음에도 해당 장면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방송에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 점에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방영한 MBC '킬빌' ⓒMBC
지난달 31일 방영한 MBC '킬빌' ⓒMBC

산이는 이에 대한 어떠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산이는 지난해 11월 16일 'FEMINIST(페미니스트)'라는 제목의 신곡을 발표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3분35초 짜리 이 노래에는 '여자와 남자가 현시점 동등치 않단 건 좀 이해 안돼',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왜 데이트 할땐 돈은 왜 내가 내' 등의 직설적으로 여성을 비판하는 가사가 이어진다. 또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한다면서도 '왜 미투해? 꽃뱀? 걔넨 좋겠다. 몸 팔아 돈 챙겨'라는 가사를 쏟아낸다.

산이는 이후 12월 콘서트에서 이에 대해 항의하는 일부 관객들을 향해 “워마드는 독, 페미니스트 노(no) 너네 정신병”이라고 말해 논란을 부추겼다. 그러자 산이 소속사였던 브랜뉴뮤직은 "콘서트와 관련한 모든 논란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하면서 산이와 계약을 해지했다.

키워드
#산이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