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유리천장을 깬 여성임원 및 멘토 간담회'
여성임원들, 승진까지 육아 문제 가장 힘들어

지난해 열린 3.8세계여성의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유리천장 OUT'이라고 적힌 우산을 들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열린 3.8세계여성의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유리천장 OUT'이라고 적힌 우산을 들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성임원 확대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상승효과를 내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여성임원들은 승진에 이르기까지 겪은 어려움으로 육아 문제를 꼽았다.

여성가족부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승진한 여성임원 12명과 그들의 사내 멘토 5명을 초청, 기업 현장의 경험을 듣는 '유리천장을 깬 여성임원 및 멘토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는 롯데호텔,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전자, 신한은행, 신한카드, 포스코, 풀무원, CJ제일제당, KB국민은행, KT, LG전자, SK텔레콤에서 최근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거나, 기존 임원 중 더 높이 승진한 여성임원들이 참석했다.

조순옥 KB국민은행 준법감시인 등 여성 임원들은 승진 과정 등에서 겪은 어려움으로 육아 문제 등을 꼽았다. 또 여성들이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신입사원 때부터 핵심직무 수행을 통해 역량 있는 여성 관리자로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기업의 여성임원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여성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육아를 위한 사회적 기반 확충, 역량 있는 여성 관리자 확충을 위한 교육 강화와 직장문화 개선 등을 제안했다.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여성임원 확대가 여성을 위한 인위적 제도로 비춰지지 않고 여성과 남성이 함께 상승효과를 내기 위한 것임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진수 SK텔레콤 상무는 단기성과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으로 사회적 경쟁력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조언했고, 이명희 메리츠종금증권 전무는 여성 스스로 차별적인 가치관에 구속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효정 신한카드 빅데이터 사업본부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할 것을 주문했고, 왕미화 신한은행 자산관리(WM) 사업부문장은 일·생활 균형을 통해 직원과 직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남성 멘토들의 지지자 역할이 강조됐는데, 멘토 5명 중 한성희 포스코 부사장, 백승훈 롯데호텔 상무, 박철용 LG전자 전무, 김현중 풀무원 부사장 등 4명은 남성이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임원들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에서 멘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현미 상무의 멘토인 백승훈 롯데호텔 경영지원부문장은 “성별, 문화, 세대 등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면서, 다양성 존중은 기업의 생존 요건”이라고 피력했다. 이은정 상무의 멘토인 박철용 LG전자 전무는 “여성임원의 확대가 기업의 생산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조직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최영 상무의 멘토인 한성희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은 “여성 임원 확대로 경영진의 의사결정 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집단지성을 높이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업이 직장 문화를 평등하고 수평적인 문화로 개선해야 젠더 갈등·미투 등 많은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는 6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꼴찌로, 우리보다 낮았던 일본도 우리를 앞질렀다. 유리천장 지수는 직장 내 여성차별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는 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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