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 발표
상업영화 77편 중 여성감독 작품 10편
여성주연 영화 24편 “여성 서사 지지하는 관객 운동 부상 덕분”
“여성 감독 증가 위해 여성 서사 영화 많이 나와야”
지난해 개봉한 상업영화 중 여성 주연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여성 감독의 작품 비율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계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정책연구원이 18일 발표한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나온 한국영화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총 제작비 10억원 이상 또는 최대 스크린 수 100개 이상을 확보한 상업영화는 77편이다. 이 중 여성 주연작은 24편이다. 크레디트 첫 번째에 등장인물이 여성이거나 등장인물(애니메이션)의 성별이 여성인 작품을 여성 주연작으로 꼽았다.
영진위는 지난해 처음으로 성인지 통계를 집계했다.
여성 감독이 한 작품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지만 10편으로 전체 13%에 그쳤다. 여성이 프로듀서를 맡거나 각본을 쓴 작품은 똑같이 29.9%였다. 반면 여성 촬영 인력이 참가한 작품은 한 편도 없었다. 2017년(4편)보다 오히려 줄었다. 정책연구원은 “촬영은 전통적으로 가장 남성 중심적이고 그만큼 여성의 진입이 어려운 부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상업영화와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예술영화와 다큐멘터리까지 포함한 실질개봉영화까지 합한 194편을 분석해보면 여성 감독 작품은 27편(13.9%), 주연 66편(34%), 촬영 7편(3.6%)으로 좀 더 높았다.
하지만 여성 제작자(15편), 프로듀서(23편), 각본(23편)은 상업영화의 여성 창작인력 참여율보다 낮았다. 감독과 제작자, 프로듀서, 주연, 각본, 촬영 등 6개 직종에 모두 여성이 참여한 작품은 두 편으로 ‘피의 연대기’(감독 김보람), ‘어른이 되면’(감독 장혜영)에 그쳤다.
여성 감독 작품 중 여성 주연 영화는 19편으로 70.3%였다. 남성 감독 영화 167편 중 여성 주연 영화는 47편으로 28.1%에 그쳤다. 정책연구원은 “여성 서사 영화 편수를 늘리기 위해선 여성 감독 수가 증가해야 하고 여성 감독 수를 늘리기 위해선 여성 서사 영화가 많이 제작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 상업영화 중 여성 감독 작품은 ‘극장판 뽀잉: 슈퍼 변신의 비밀’ . ‘나비잠’, ‘덕구’, ‘리틀 포레스트’, ‘미쓰백’, ‘번개맨의 비밀’, ‘소공녀’, ‘영주’, ‘탐정: 리턴즈’, ‘폴란드로 간 아이들’로 총 10편이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중 순제작비 30억 이상의 실시영화 39편 중 벡델 테스트는 통과한 영화는 10편으로 전체 25.6%에 불과했다.
‘국가부도의 날’, ‘도어락’, ‘마녀’, ‘상류사회’, ‘스윙키즈’, ‘완벽한 타인’, ‘인랑’, ‘치즈 인더 트랩’, ‘허스토리’, ‘협상’이다. 이 중 ‘국가부도의 날’(김혜수), ‘도어락’(공효진), ‘마녀’(김다미), ‘허스토리’(김희애), ‘협상’(손예진)은 여성 배우가 크레디트 첫 번째에 올라오는 여성 주연 영화다. ‘도어락’(공효진 김예원), ‘마녀’(김다미 조민수), ‘허스토리’(김희애 김해숙)는 주연 투톱 배우가 모두 여성인 영화다.
벡델 테스트는 영화에서 여성인물의 비중이 얼마나 되고 여성의 서사를 다뤘는지 객관적 수치를 통해 볼 수 있는 성인지적 테스트다.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최소 2명 등장하는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가 △남성에 대한 것 이외의 대화를 나누는가이다.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