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대한수영연맹 부회장(체육전문)
박지영 대한수영연맹 부회장(체육전문)

스포츠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스포츠 폭력과 성희롱과 폭력이 일어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지 못한데 대해서 책임을 느낀다. 2007년 여자프로농구 A감독의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 교육부와 문체부, 대한체육회에서는 2008년 대책을 내놓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도 제자리걸음이다. 2019년 1월 15일 대한체육회에서는 ‘성적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 합숙, 도제식 훈련 전면적 쇄신’을 전면 발표하였다. 1월 25일에는 ‘성적지상주의를 포기하겠다’ 고 정부가 발표하고 체육특기자의 대상자를 축소하고, 진천선수촌 합숙 축소, 병역 특례 대상자 요건강화, 체육 연금보다 일시불 지급 그리고 KOC(대한올림픽위원회)의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정책이 성폭력 근절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용기를 내준 선수는 앞으로는 후배 선수들이 피해를 입지를 않기를 바라고,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함으로써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체육계나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바랬기 때문에 큰 용기를 냈을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우리 옛 속담처럼 전문체육의 근간을 흔드는 대책을 성폭력 사건 발표 약 17일 만에 내놓기보다는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성폭력은 대부분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질서가 명확한 집단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발생한다. 이러한 집단의 특수성에 따라 성폭력을 묵인하고, 회피하는 경향도 있다. 피해자는 집단의 폐쇄성이나 운동부 내의 불이익으로 인해 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리기를 꺼린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피해자는 성폭력을 인지하지 못하고 훈련이나 경기 중 훈련지도법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뿐만이 아니라 지도자의 알려지지 않은 성폭력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여성 지도자 B는 동료 남성지도자 C에게 국가대표 지도자 시절 성폭력 피해를 당할 뻔 했고, 당시 임원들로부터 조용히 넘어가 줄 것을 권고 받았다.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도자 B는 아직도 방문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불을 끄지 못하고 잠드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성희롱이나 폭력을 당한 피해 선수나 지도자들에게 가해자는 마치 피해자의 잘못인 것처럼 죄책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왜 그 시간에 그런 옷을 입고 다니니 그렇지?” 여러분은 답변에 동의할 수 있나.

우리 후배 선수나 지도자들에게 성폭력(가벼운 성추행, 심한 성추행, 강간, 강간미수, 성기노출, 성희롱, 음란전화, 문자, 메일 사진 영상 등) 이란 무엇이고, 사건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폭력 상황에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현재 피해자는 우선 보호자,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02-4182-119), 소속단체장, 인권센터 관련 기관(해바라기 센터 ☎1899-3075)에 반드시 신고 상담하도록 되어있다. 앞으로는 신고를 하더라도 피해자의 개인 신상에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보호하는 철저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박지영/대한수영연맹 부회장(전문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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