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로필사진 캡처 후
악용사례 잇달아 발생
카카오 “피해사례 인지하지만
통제하기 어렵다”

경희대 19학번 단체 채팅방 캡처 ⓒ트위터
경희대 19학번 단체 채팅방 캡처 ⓒ트위터

지난 2월, 경희대 19학번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입학을 앞둔 남학생은 만난 적도 없는 여학생들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 친구들에게 보내려다 19학번 단체 채팅방에 잘못 전송했다. 남학생이 단체 채팅방에 사과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대학생 A씨는 SNS에 본인 사진을 게시하지 않는다. A씨가 SNS 활동을 자제하게 된 것은 3년 전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된 페이스북 페이지를 발견하면서부터다. A씨의 프로필 사진으로 만들어진 페이지는 ‘나랑 핫하게 놀 오빠들’이라는 문구와 카카오톡 ID까지 게시돼 있었다. 정황상 같은 동아리였던 남학생들을 가해자로 지목, 신고했지만 페이스북의 로그를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카카오는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소극적이다.

포털사이트에 ‘카톡 프사 캡처’를 검색할 경우, 27일 현재 총 270건의 질문글이 검색된다. 질문글은 대다수 다른 사람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했을 때 알람이 가는지 여부를 문의하는 내용이다.

타인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하는 행위는 단순히 저장에서 끝나지 않고 성범죄로 이어진다. 2017년 하반기 실시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음란, 성매매 정보 중점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494건 중 291건이 ‘지인 능욕·합성’ 정보다. 지인 능욕·합성은 ‘아헤○○합성’, ‘Idol-fake’ 등의 제목으로 일반인, 청소년 또는 연예인의 초상에 음란 사진을 합성하고 성적 명예훼손 문구를 적시한 정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캡처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여성을 괴롭히고, 모욕적인 말과 남성의 성기 사진을 합성해 유포하는 사건이 종종 접수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캡처를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가 최근까지 계속되지만 이를 예방할 방법은 없다. 카카오톡은 2017년 10월부터 사용자가 친구를 차단한 후 자신의 프로필을 비공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대방이 본인의 번호나 아이디를 통해 친구 추가할 경우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프로필 사진은 그대로 노출된다.

카카오는 “피해 사례를 인지하고 있고 사용자 보호를 우선시하지만, 스마트폰 캡처 기능은 개인적인 사용이기에 이를 서비스로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다”라며 “기술적인 부족함이 아닌 개인의 스마트폰 기능 사용을 서비스로 통제할 수 없기에 서비스가 부재한 것”이라 말했다. 넷플릭스(Netflix)의 경우 시청 화면을 캡처할 경우 검은 화면으로 저장된다. 

현재 카카오 고객센터는 ‘권리침해신고’ 절차만을 안내하고 있다.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이윤이나 목적 추구를 위해 사용, 유포한 경우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제공된 방법은 피해 이후 가능한 절차일 뿐이다.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카카오의 서비스 마련이 시급하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를 본 경우 유포된 키워드를 알면 삭제 지원이 가능하다.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한사성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심리치료와 경찰 수사 연결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센터는 강제력이 없어 개인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이나 유포된 플랫폼 운영자에게 삭제 요청을 할 수 없는 경우는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 문제는 기술적인 부분과 연관성이 높아보인다”며 “기술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규제해 캡처하는 기술을 원천봉쇄하기에는 논란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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