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친 플레이 즐겨한 스타 출신
해설위원으로는 코믹 캐릭터
"선수들 100% 집중하게 만드는 스타일"

유영주 감독. ⓒWKBL
유영주 감독. ⓒWKBL

 

“강한 통솔력과 리더십에 있어 여성 지도자가 남성들보다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1990년대 여자농구를 휩쓸었던 스타플레이어가 후배들을 지도하기 위해 코트로 돌아왔다. 유영주(48) 감독이 지난 8일 부산을 연고로 하는 BNK캐피탈 사령탑에 올랐다. 이옥자 전 KDB생명 감독 이후 7년 만에 나온 WKBL(여자프로농구) 두 번째 여성 감독이다. 양지희·최윤아 등 코치 두 명도 여성으로 합류하면서 BNK는 WKBL 사상 첫 여성 감독·코치 조합인 팀이 됐다.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여성 감독들이 조명 받고 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맛봤다. 여자실업축구 WK리그 보은 상무에서 8년째 사령탑인 이미연 감독도 뒤늦게 주목받기도 했다. 유 감독은 농구에서도 여성 지도자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그는 “선수 시절 전지훈련을 하러 가면 미국, 호주대표팀은 감독부터 코치까지 전부 여성이었다”며 “제가 더 잘한다면 후배들에게 여성 지도자로서의 길을 터줄 수 있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구대잔치 시절인 1990년 정은순(삼성생명)과 공동 신인왕에 오른 유 감독은 거친 몸싸움으로 이름을 날렸다. 득점력도 좋았다. 그가 세운 한 경기 최다인 55득점은 지금껏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유 감독은 “55득점은 안 깨질 것 같다”고 웃으며 “그에 못지않은 공격력을 가진 선수들이 나오도록 제가 밤낮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설위원 시절에는 날카롭고 코믹한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유 감독은 “평소 농담을 잘하긴 하지만 100% 집중 안하면 될 때까지 만드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유 감독에게는 또 다른 꿈이 남아 있다.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는 일이다. 그는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게 농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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