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로봇, 서빙로봇 등 속속 등장
협동로봇 세계 시장 내년 약 1조1875억원
향후 일자리 줄어들 것 우려 제기

KT가 부산 해운대에 마련한 ‘ON 식당’에서 로봇이 호떡을 굽고 있다. ⓒKT
KT가 부산 해운대에 마련한 ‘ON 식당’에서 로봇이 호떡을 굽고 있다. ⓒKT

식당에서 볶음밥을 주문했더니 로봇이 배합된 재료로 볶음밥을 뚝딱 만들어낸다. 이를 서빙로봇이 트레이에 올려 지정된 식탁으로 배달해준다. 과거 영화에서나 볼 법 했던 이 같은 장면들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

음식을 만들고 커피를 만들어주는 푸드로봇과 음식을 나르는 서빙 로봇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5G 체험을 위해 서울 강남역, 부산 해운대 등에서 팝업식당으로 ‘ON 식당’을 열고 호떡과 커피를 만들어주는 로봇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VD컴퍼니는 중국 유명 서빙로봇을 국내에 들여와 현재 몇 군데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또 LG전자도 CJ푸드빌과 푸드로봇을 공동 개발 중이며, 삼성웰스토리는 최근 식당에서 건조된 식기를 바구니에 담는 로봇을 적용했다.

이 같이 인간의 손을 대신하는 로봇은 ‘협동 로봇’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들 로봇은 발빠르게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고 있다. 미국 MIT 졸업생들이 창업한 보스톤의 한 식당에서는 사람이 넣은 재료를 3분 동안 로봇이 요리해, 1시간 동안 200그릇 정도의 볶음밥을 만드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은 2015년 9500만달러(약 1128억원)에서 내년 10억달러(약 1조1875억원)로 5년 새 10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T는 지난달 ON 식당 3호점인 서울 강남역에 이어 4호점인 부산 해운대에서도 호떡과 커피를 만들어주는 로봇을 선보였다. 또 로봇이 5G 기술을 적용한 캐리커처 그리기 이벤트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KT는 이를 위해 현대로보틱스의 ‘로봇커피’, 휴로트의 ‘셰프봇’ 등을 식당에 적용했다. KT 관계자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재미를 주기 위해 ON 식당에 로봇 팔을 이용해 호떡도 구워주고 쥬스도 따라주고 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 주말 이틀간 식당에 2600명이 다녀갈 정도로 방문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며 “5G 체험관에 기업들이 협찬을 진행했는데 로봇 기업들의 후원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KT는 ON 식당을 시즌성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컸던 만큼 이후에도 로봇 체험 이벤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VD컴퍼니는 중국 푸두테크로부터 서빙로봇인 ‘푸두봇’을 독점 수입하기로 하고 현재 KC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푸두봇은 모니터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트레이를 서너 개까지 한 번에 자리로 서빙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과 업무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해에도 실내 푸드코트 서빙 로봇 ‘딜리’와 레스토랑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VD컴퍼니는 우아한 형제들의 사옥 내 카페에서 푸드봇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현재 롯데백화점 인천점 푸드코트와 속초의 한 횟집에서도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VD컴퍼니는 “중국기업들이 세계 로봇 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기술력이 발달해 로봇이 장애물을 피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특히 국내에서 유사한 로봇은 가격이 3000만원이 넘는데 푸두봇은 가격이 1700~1800만원 정도로 반값 정도여서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서빙로봇인 ‘서브봇’을 전시한 데 이어, CJ푸드빌과 함께 식당에서 사용할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가 개발할 로봇은 올해 안에 실제로 매장에 도입돼 시범 운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CJ푸드빌은 이를 통해 첨단 로봇 매장을 선보임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 패스트푸드’를 전면에 내세운 디떽은 로봇이 치킨을 튀겨주는 매장 1호점을 대구에 오픈했다. 로봇셰프는 뜨거운 기름 앞에서도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치킨을 정확하게 튀겨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식당에서 식기를 종류별로 나눠 정리하는 로봇 ‘델타’를 유한 NCI와 공동으로 개발해 지난달 사업장 한 곳에 도입했다. 델타는 식기를 전송하면 로봇 팔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는 국그릇 등 식기를 흡착해 해당 박스에 담아준다. 이를 통해 이 사업자에서 일하던 인원 1명이 줄어드는 효과도 거뒀다.

삼성전자도 손이나 팔이 불편한 사람들도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요리 보조 기능의 ‘삼성봇 셰프’를 올해 CES에서 선보였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일터로 여겨지던 식당에서 로봇들이 사람의 역할을 대체함에 따라 여성들 뿐 아니라 남성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피자헛에서 진행된 시범 운영에서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는 물이 흥건한 바닥에서 미끄러졌고, 로봇이 완성한 호떡이나 캐리커처도 아직은 사람을 대체하기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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