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고문 피해 폭로
여성이 겪은 인권침해 알려

차명숙씨. ©뉴시스
차명숙씨. ©뉴시스

 

정의기억연대는 20일 제3회 길원옥여성평화상 수상자로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가두 방송’의 주인공이자 지난해 인권유린 피해사실을 알린 차명숙(58)씨를 선정했다.

차씨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19일부터 21일까지 확성기를 들고 차를 타고 광주 곳곳을 돌며 군인들의 만행을 규탄하는 거리방송을 했다. 그러나 23일 가두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붙잡힌 차씨는 계엄군과 수사기관, 교도소에서 고문 등 인권유린을 당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기자회견을 통해 고문 피해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차씨는 “보안대와 상무대 영창에서 받은 고문으로 인해 하얀 속옷이 까만 잉크색으로 변하도록 살이 터져 피가 흘러 나와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다”며 당시 겪은 피해를 알렸다. 그는 함께 끌려 간 여성들에게 가해진 고문도 심각했다면서 “그 속에서 여성들은 끌려 온 하나의 물건처럼 취급됐다”고 고발했다.

그는 당시 자행된 고문수사와 잔혹행위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것을 요구한 결과, 정부 차원의 조사를 이끌어냈다. 차씨는 현재 수감기록이 남아 있는 광주교도소에서의 고문수사와 잔혹 행위를 고발함으로써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실 찾기에 다가가기 위해 법정 싸움을 준비 중이다.

정의기억연대는 수상자 선정 배경에 대해 “5.18 당시 여성들이 겪은 인권침해를 고발하고 지속적으로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5.18 당시 여성들이 겪은 인권침해와 희생을 제대로 밝혀야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이 온전히 이뤄졌다고 할 수 있으며, 많은 여성들이 오월 광주에서 치열하게 활동했음을 소상히 밝혀 제대로 평가하고 역사에 남기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3회를 맞은 길원옥여성평화상은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국내 여성활동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평화인권운동가 길원옥님이 제1회 이화기독여성평화상 수상 상금을 기부해 2017년 5월 17일 제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6월 5일 오전 11시50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진행되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390차 수요시위 현장에서 열린다. 차씨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