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막으려면 미군 주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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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우행호시(牛行虎視)’. 소걸음에 호랑이 눈. 매사를 신중하고 끈기있게 하되, 판단은 날카롭게 하라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흔히 호시우행으로 쓰고, 얼마전 대통령이 대국민 편지에서 인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백발의 경륜과 청춘의 열정이 묻어나는 한나라당 이연숙 의원(비례대표)의 품새가 꼭 그랬다. 초선의 국회의원이지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정무제2장관, 국회 초대 여성위원장을 지낸 관록이 범상치 않은 덕이다. 국제연합한국협회 부회장, 국제의원연맹(IPU) 여성의원회의에서 2년 임기의 조정위원을 맡는 등 세계 인맥도 두텁다.

이런 그가 ‘정계 은퇴’를 염두에 둔 건 아쉬운 일이다. “이제 곧 70대가 됩니다. 후배들한테 길을 터 줘야죠.” 이유가 어디 이 뿐이랴. 의정활동 3년 동안 몸소 터득한 정치판 현실은 우행호시로도 뛰어넘지 못할 ‘복마전’이 아니었을까.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정치권 혼자서 개혁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이 의원은 “여성들이 앞장서 범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라”고 당부했다. 최근 한나라당이 여성의 정치진출 확대를 보장한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킨 게 그 출발점이 되리란 전망과 함께였다.

“미군철수 얘기가 나오는데, 굳이 미군이 간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쟁을 막는 예방차원의 미군 주둔은 필요합니다.” 이 의원은 한 명뿐인 여성 국방위원답게 안보문제에 훤했지만, 반미 여론과는 거리를 뒀다. 열흘 동안의 국제의원연맹 총회를 마치고 돌아온 이 의원을 21일 만났다.

- 한나라당이 여성관련 정치개혁안을 먼저 통과시켰다.

“여성의원들이 불굴의 투지로 싸운 덕에 지역구 30%, 비례대표 50% 할당을 관철했다. 이제 시작이다.”

- 문제는 실천 여부인데.

“남성 의원들이 지역구를 내놓을지 미지수고, 비례대표 50% 해봐야 우리 당만 치면 10명 정도다. 정당명부제 도입 등 큰 의미의 정치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금방 될 일이 아니잖나.

“당직자 중 여성을 30% 할당하는 건 지금 할 수 있다. 우리 당 여성 풀이 1000명을 넘는다. 여성 전문인력은 얼마든지 있다.”

-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지.

“난 나이가 많다. 은퇴할 생각이다.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

- 아쉬워 할 이들이 많겠다.

“정부, 국회, 국제·여성단체 경험을 살려 도움을 줄 수 있다. 여성의 정치활동을 재정적으로 돕는 일, 지역사회운동, 강의, 침뜸 봉사 등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 침뜸 봉사라니.

“세계보건기구가 효험을 인정한 침과 뜸이 국내에선 사라질 상황이다. 특히 노인들에게 탁월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뜸요법사 자격을 얻고, 법안도 냈다.”

- 유일한 여성 국방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자식을 군대 보낸 어머니의 마음으로 의정을 챙기려 지원했고, 또 그렇게 활동해왔다.”

- 어떤 활동인가.

“군인과 그 가족의 복지증진에 주력했다. 폐교 직전의 간호사관학교도 되살렸다. 지금은 힘이 아닌 머리로 싸우는 시대다. 군대에도 여성이 30%는 돼야 한다고 본다. 국방위를 지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미국-이라크전이 끝났다.

“사람들이 명분없는 전쟁이라고 하는데,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을 제거하는 게 왜 명분이 안되나. 미국이 용기를 갖고 나선 것이다. 전쟁에 반대한 유럽 나라들도 이라크에 무기를 팔았다. 다들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것 아닌가.”

- 미국의 다음 공격대상이 북한 차례란 말이 심심찮다.

“북한은 이라크와 다른 경우다. 영변을 공격한다는 건 최후의 수단일 게다. 그런 일은 막아야 한다.”

- 미군철수 얘기도 나오는데.

“미군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들이 굳이 가겠다면 우리가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분쟁을 미리 막기 위해 미군이 주둔하는 건 필요한 일이다. 역사를 봐도 외국군대가 우리 땅에 늘 주둔하지 않았나.”

- 자주국방이 안된다는 얘긴가.

“그렇다. 육군 외에 해·공군은 미군 없이 어렵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 무척 건강해 보인다.

“평소에 잘 먹고 잘 잔다. 웬만하면 신경 쓸 일도 만들지 않는다. 나이 먹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배영환 기자

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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