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신곡 '살기'로 컴백
빠른 템포의 힙합 스타일
전사 이미지로 변신
침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전해

김예림이 4년 만에 신곡 ‘Sal-Ki’(살기)를 들고 돌아왔다. 빠른 템포의 노래의 힙합이다. ⓒ‘SAL-KI’ 재킷
김예림이 4년 만에 신곡 ‘Sal-Ki’(살기)를 들고 돌아왔다. 빠른 템포의 노래의 힙합이다. ⓒ‘SAL-KI’ 재킷

김예림이 2011년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그룹 투개월로 등장했을 때 중저음의 진한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18살의 나이 때 이미 자신만의 음색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2013년 소속사와 계약하고 정식 데뷔했다. 인기를 끈 ‘All Right’(올 라이트) 같은 감성 짙은 곡들을 소화했다. 앨범 재킷에는 항상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모습이 담겨 있었다.

솔로 가수로 활약하던 그는 2016년 5월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면서 더 이상 활동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최근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5월 24일 신곡 ‘Sal-Ki’(살기)를 들고서다. 이름은 김예림에서 ‘Lim Kim’(림 킴)이 됐다. 작사·작곡을 모두 맡았다. 프로듀서 노 아이덴티티가 공동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가사는 전부 영어다.

파격적이다. 김예림은 이전 앨범에서 보여줬던 부드럽고 감성적인 색깔을 완전하게 지웠다. 3분19초 동안 흐르는 강렬하고 날카롭게 흐르는 노래 속에서 그는 랩을 쏟아낸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김예림의 모습도 색다르다. 검은 머리카락을 묶은 그는 검은 옷을 입은 채 움직이지 않고 강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전사가 된 모습이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 수 40만 건을 넘겼다.

'Sal-Ki(살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Sal-Ki(살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새롭게 변신한 김예림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연약하지 않다고 말하고 아무도 자기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외친다. 참아왔던 분노를 한 방에 터뜨리는 시원한 해방감도 느껴진다.

“No longer silence, Yeah we stand up brave. You can't block or control it. I need to change up this game. Don't identify self in the male gaze”(더 이상 침묵하지 않아, 그래 우리는 용기 있게 일어서. 너는 막거나 조종할 수 없어. 난 이 판을 바꿔야 해. 남성의 시선으로 자신을 재단 하지마)

김예림은 최근 음원사이트 지니뮤직이 공개한 영상에서 전 소속사를 나온 이유를 밝혔다. “제 스스로 인생을 살기가 어렵다고 느낀 것 같다. 제가 음악을 하고자 생각을 했던 건 제 목표였는데 (중략) 제가 세울 수 있는 목표가 없었다”며 “인생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내가 (세운) 계획 같은 게 제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없더라고요. (중략) 주체가 본인이 됐을 때 좀 더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소속사라는 안정된 둥지를 벗어던지고 혼자 길을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칼 같은 군무나 외모로 대중들에게 많은 평가를 받은 여성 가수가 ‘센’ 노래와 이미지로 탈바꿈한다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 힘든 선택일 수도 있다. 신곡을 내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매서운 눈빛처럼 그는 강해졌다. 이제 진짜 김예림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아니, 림 킴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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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림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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