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 훈련 도중 후배 황대헌 바지 벗겨
빙상연맹 "성 관련 예방 교육 시키겠다"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준결승 경기. 임효준(왼쪽)과 황대헌이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준결승 경기. 임효준(왼쪽)과 황대헌이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남자 선수 간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피해 선수를 포함해 남녀 대표 선수 전원을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퇴촌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6월 17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임효준이 산악 훈련 도중 후배인 황대헌의 바지를 벗겼다고 밝혔다. 모멸감을 느낀 황대헌은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황대헌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선수 촌 내 인권상담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는 6월 24일 오후 제9차 국가대표 훈련제외 내부심의위원회를 열고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남자 8명 여자 8명을 선수촌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전체적인 훈련 태도 및 분위기와 관련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7월24일 이후 선수촌에 복귀할 수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체육회의 권고에 따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훈련 복귀 전 인성교육과 인권교육, 성 관련 예방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연맹은 행위자와 피해자에 대한 처분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7월 중 열리는 차기 관리위원회에서 쇼트트랙 선수들의 징계 심의를 할 예정이다.

한편, 임효준의 소속사인 브리온컴퍼니는 해당 사건이 훈련 시간이 아닌 휴식 시간이 벌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속사는 “임효준 선수의 친근함에서 비롯된 장난 도중 암벽에 올라가는 황대헌 선수를 끌어내리려다 엉덩이 절반이 노출됐다”며 “임효준은 오랜 시간 함께한 황대헌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점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길 원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성희롱 가해 선수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사건과는 관련 없는 여자 선수들까지 모두 퇴촌 조치한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앞으로는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는 '입막음'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의 기강 해이를 이유를 퇴촌 사유로 삼았으나 이번 징계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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