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 1위 삼성전자와 2위 LG전자가 초고화질 TV인 8K TV 시장을 두고 정면충돌했다.ⓒ뉴시스

“우주에 별빛이 보이는 TV가 LG제품이며 꺼질 것으로 보이는 저 TV는 (삼성의) QLED TV 8K 제품입니다.”(LG전자 직원)

“경쟁사 제품 TV에서는 신문 글자가 깨지고 8K 동영상이 구동되지 않습니다. 준비가 덜 된 것 아닙니까.”(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상무)

글로벌 TV 시장 1위 삼성전자와 2위 LG전자가 초고화질 TV인 8K TV 시장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LG전자가 17일 오전 설명회를 열고 선제공격하자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삼성전자도 오후 설명회를 열어 맞대응하면서 8K TV 상호비방전은 이어지고 있다. 독일 IFA에서 시작된 8K 화질 전쟁이 서울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LG전자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8K QLED TV와 LG의 4K OLED TV를 나란히 배치해 흑백이 대비되는 영상을 비교 시연했다. 디스플레이가 흰색, 검은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보여주는 지표인 화질선명도(CM)에서 삼성전자가 기준에 미흡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호준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연구소장 전무는 이날 설명회에서 “8K TV는 화소 수가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로 총3300만개 화소 수는 물론 화질선명도(CM)이 50% 이상이라는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라며 “삼성전자 8K TV의 CM은 12%에 그쳐 4K 자사의 OLED TV와 비교해도 선명도가 떨어져 이런 TV를 8K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또한 삼성 QLED가 LCD (액정표시장치) TV에 퀀텀닷 시트를 추가한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분해해 보여줬다.

남 전무는 “백라이트에서 빛을 발산해 퀀텀닷 시트, 광학 필름 등을 통과시켜 화면으로 보여주는 삼성 TV와 달리 LG TV 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자발광(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라고 말했다.

대응을 하지 않았던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서울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LG전자가 제기한 CM이라는 해상도 평가 기준은 2016년 기준으로 효력을 상실했다고 반박했다.

CM이 8K TV를 인증하는 기준이 아니고 CM이 아닌 밝기, 컬러 볼륨 등 광학적 요소와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시연에서 QLED 8K TV의 이미지, 텍스트 등의 선명도가 경쟁사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바로 옆 고화질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데 필요한 압축 코덱 HEVC를 통해 8K 영상을 스트리밍 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LG전자 올레드 TV를 옆에 배치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것을 부각시켰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상무는 “ICDM CM은 2016년 5월 새로운 디스플레이엔 새로운 평가방법이 필요하다고 폐기한 개념”이라며 “국제표준기구 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을 충족했으며 VDE 인증을 획득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LG전자 8K 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재생하지 못했으며 8K 동영상 시연에서 LG전자의 8K TV는 화면이 깨졌다고 회사 측은 지적했다. QLED TV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진보한 기술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도 했다.

용 상무는 이어 “기준 정립을 위한 관련 업체간 협의가 활성화 돼야 한다”라며 “CM 같은 소모적 논쟁보다 ‘8K 협회’에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 미래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2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QLED TV가 LG전자의 OLED TV보다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IHS마킷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2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QLED TV는 96만1400대, OLED TV는 51만4100대가 각각 판매됐다. TV가격도 삼성의 85인치 8K QLED TV는 2390만원, LG의 88인치 8K 올레드 TV는 4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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