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팬 사인회 현장서
멤버 원호, “미투, 미투” 발언 뒤 웃어
팬들 “어렵게 피해 고발한 ‘미투’…
유머로 소비하며 본질 훼손” 비판
남성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가 ‘미투 희화화’ 논란에 뒤늦게 사과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몬스타엑스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26일 공식 팬카페 공지를 통해 “올 초 팬사인회와 그간 활동 중 전혀 의도는 없었으나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행동과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멤버 중 일부가 미투(MeToo) 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소속사의 사과였다. 소속사는 “스타쉽과 몬스타엑스 멤버들은 그동안 지적해주신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했다”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몬스타엑스 멤버들이 지난 3월 9일 서울 강남의 한 레코드점에서 진행한 팬 사인회 현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멤버 민혁(본명 이민혁)이 멤버 원호(본명 이호석)가 대화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서 민혁이 원호의 가슴에 마이크를 가져다 대며 “(젖)꼭지씨 말씀하세요”라고 하자, 원호가 손을 들며 “미투, 미투”라고 외치고 웃는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미투 운동을 유머로 소비하며 본질을 훼손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몬스타엑스팬이라고 밝힌 한 트위터 이용자는 “누군가 힘든 기억을 꺼내 남들에게 알리는 용기는 당신이 쉽게 장난 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팬들과 피해자들을 위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미투라는 표현을 가볍게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상당수 팬들은 팬카페와 SNS 상에 해당 영상에 대한 피드백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팬카페 공지를 통해 사과 글을 올렸으나 팬들은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가 누군지도 알 수 없고 어떤 논란인지 구체적인 언급도 없이 어물쩡 넘기려 한다”며 논란을 낳은 해당 멤버들이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