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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2일 본지가 연 여성 50인과의 만남 행사에서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여성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있다.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법무부 지원 약속

강금실 장관 2일 본지 주최 여성 50인과의 만남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여성계 현안을 풀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강 장관은 진보적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가족법개정위원회가 곧 출범하고, 필요하다면 법무부가 성매매방지법 수정안을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수사과정서 겪는 2차 피해문제를 연구할 전략기획팀(태스크포스)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2일 본지가 연 ‘강금실과 만납시다’ 행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여성 현안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강 장관과 여성계 주요 인사들이 상견례를 겸해 여성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자는 취지로 본지가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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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을 하고 있는 강 장관.

호주제 폐지 “대세”

▲ 호주제 폐지=강 장관은 이날 “호주제 폐지를 보는 법무부의 견해는 무엇이냐”는 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의 물음에 “호주제와 관련한 법무부의 일은 법령을 정비하는 일”이라며 “장기적으로 가족법을 고칠 생각이며, 내가 취임한 뒤 법무부 분위기도 폐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법무부가 그동안 부성강제조항 제거를 시기상조로 봐왔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런 점이 없지 않았다”면서도 “결국 폐지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또 진보인사가 많이 참여한 가족법개정특위에서 “가족법과 관련해 상당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매매피해여성 보호 T/F 구성

▲ 성매매방지법 제정=강 장관은 이강실 여연 공동대표가 “성매매방지법 제정이 급하다”고 지적하자 “우리 부 여성정책담당관실도 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여성계의 입법청원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필요하다면 우리가 수정안을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특히 “수사 절차상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연구할 태스크포스를 꾸릴 계획”이라며 “어린이 피해자 같은 경우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여성계가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여성계 적극 지원=강 장관은 이날 여성계 인사들이 질문한 갖가지 여성계 현안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거듭 말했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어떻게 보느냐는 이춘호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의 물음에 강 장관은 “국회가 하는 일이라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여성의 참여를 적극 지지한다”며 “여성이 자꾸 늘어야 보수적인 관료사회도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론 새만금 ‘반대’

참여정부 출범 뒤 비교적 말을 아껴왔던 강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여성계 현안은 물론, 새만금 문제나 법무부 운영철학, 한총련 문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거침없는 의견을 내놨다.

▲ 사회 현안=강 장관은 최근 시민운동진영 인사들의 ‘삼보일배’로 다시 도마에 오른 새만금사업에 대해서도 남다른 의견을 내놨다. 강 장관은 “개인적으론 새만금사업을 반대하지만, 국무위원으로서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여성인력 늘어야”

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운영철학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법무부가 보수적인 건 시스템 탓만은 아니다”며 “개혁과 변화의 흐름을 알아챌 통로가 있어야 하며, 검찰의 자문위원회 제도처럼 민관교류의 통로를 법무부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무원 사회에 와보니 여성들이 많아야 질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능한 한 여성인력을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 한총련 합법화=강 장관은 최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합법화 문제와 관련, “합법화와 수배해제 문제가 서로 연관돼 있다”며 “최근 5·18기념행사장에서 학생들이 보인 모습은 되레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총련 문제를 풀겠다는 정부가 들어온 만큼 학생들도 지킬 것은 지켜야한다”며 “의견이 바뀐 건 아니며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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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과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총련 문제 전향적 검토

강 장관은 참여정부 출범 100일 소감을 묻는 물음에 “공무원의 절반 이상이 뛰어난 능력과 도덕성을 지닌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그런데도 왜 조직이 비난받고 관료주의를 버릴 수 없는지, 이 문제를 푸는 게 앞으로 숙제”라고 답했다. 이날 여성계 인사와 만남 행사는 저녁을 겸한 간담회, 공연, 질의응답 등 다채로운 순서로 진행됐다. 강 장관은 그동안 아껴온 개인적인 얘기를 꺼내는 등 참석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여성계에선 본지 임직원과 정·재계, 학계, 여성단체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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