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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장관이 2부 행사에서 번안곡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열창하자 함께 한 여성들이 흥겨워 하고 있다.

행사스케치

마이크 잡은 강 장관 애창곡 ‘서른즈음에’ ‘기차는…’불러

“중매하겠다” 제안에 “반가운 소리” “느낌이 중요해” 응답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2일 하루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법무부를 이끄는 통솔력과 지도력은 물론, 놀랄 만한 재능과 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여성계 내로라하는 인사들은 열띤 환호와 찬사로 화답했다.

본지가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강금실과 만납시다’ 행사 풍경이다.

이날 강 장관과 각계 여성 50인은 ‘공식’적인 자리에선 찾아볼 수 없는 허심탄회한 대화와 소통으로 격의 없는 만남을 가졌다.

강 장관은 이날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과 입각 전후의 뒷얘기, 좋아하는 남성상 등 사적인 대목들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참석자들은 흥에 겨워 사인공세를 펴기도 했다. 덕분에 여성들의 축제는 무려 예정시간을 넘겨 3시간 이상 계속됐다.

“나는 놀기 좋아하는 사람”

오후 6시30분께 행사가 시작되자 임정희 본지 사장은 “강 장관은 참여정부의 중요한 여성 지도자이면서 여성계와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강 장관과 여성 사이에 다리를 놓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만큼, 성숙한 자매애를 나누자”고 인사했다.

뒤이어 무대 쪽 대형화면에 ‘여성의 영토’란 제목과 함께 여성운동 30년 사진전 영상이 떴다. 만원버스 문을 닫는 차장, 70년대 가족법 개정운동 등 여성운동 소사가 지나갔다.

강 장관이 인사말을 시작했다. “무척 설렙니다.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푸근하고 유대감을 느낍니다. 편한 마음으로 와서 좋습니다. 영상전에 내 사진이 나오는 것 보고, 아 내가 역사 속에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무거운 생각이지요.

처음 입각을 제안 받고 무척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대로 할 능력과 준비가 안됐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에게 요직 준다는 것 자체가 거부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저 강금실은 개인적이고 놀기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맺었고, 거기서 느끼는 책임감이 결심의 동기가 됐어요. 오늘 여성인 저를 초청해 줘 고맙습니다. 이런 자리에 오면 왠지 눈물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수다…수다…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등 현안에 대한 ‘딱딱한’ 질의응답이 끝나고 저녁 7시30분께 여성신문 직원 두 사람이 ‘힘을 주는 노래’ 2곡을 불렀다. 2부에선 강 장관과 여성들의 허심탄회한 ‘수다’가 시작됐다.

최정순=강 장관이 입각을 고민할 때였다. 거절하지 말라, 조국과 민족이 부르는 거다 이렇게 설득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여성카드 몇 몇 없다 이런 말도 했다. 그래서 장관 됐다.

강 장관은 한 아파트에서 살았고, 남편들끼리도 친한 사이였다. 20년 우정을 나눈 지기다. 새 세상 여는 데 앞장서 달라.(박수)

김정민(기업인)=강 장관은 귀걸이도 과감한 걸 한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힘든 점은 없는지.

강금실=개인적으로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 늘어지는 귀걸이 했다가 말 많이 들었다.(웃음) 조직문제에 물론 고민 많다. 내 생각의 뿌리엔 ‘권력해체’란 말이 있다. 조직운영의 기본철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사권자로서 순간순간 긴장 속에서 살면서 어떤 슬픔을 느낀다. 내 존재 그대로 못 산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경희(건국대 이사장)=강 장관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면 즐겁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사연도 있고 가난했지만, 지금은 열심히 해서 학교를 일궜다. 강 장관의 당당하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니 존경스럽고 반갑다. 고맙다.

배선경(쉐라톤워커힐 부장)=대기업에서 여성들이 높은 지위 가는 데 한계 많다. 남성과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강 장관 보면 고무된다.

강금실=격려는 고맙지만 또 심각하게 가는 것 아닌가.(웃음)

사회=3번 웃기지 못하는 질문은 하지 말자. 요즘 폭탄주 주량은 어떤가.

강금실=요즘은 줄어서 2잔이다. 양주는 못 먹고, 맥주는 배가 부르다. 적당히 먹고 취할 수 있는 폭탄주를 좋아한다.

이상덕(안성여자기능대학 학장)=학춤을 잘 추는 것으로 안다. 요즘에도 추나. 지금 보여줘도 괜찮다.

강금실=못 출 것이야 없지만, 지금은 복장도 여건도 그래서 좀 그렇다.(박수)

서은경(국제존타한국연합회 회장)=내 특기가 중매서기다. 7번 맺어 모두 성사시켰다. 강 장관 지금 혼자인데, 혹시 이상형이 있나. 아무튼 내 특기는 중매서기다.

강금실=전남편은 머리도 없고 뚱뚱했다. 그 전에 좋아했던 이는 키 크고 말랐다.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느낌이 중요한 것 같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중매 서줬으면 한다.

노래에 자매애를 싣고

한바탕 수다가 지나간 뒤 밤 9시께 김선영 교수(경원대)가 ‘사랑을 주는 노래’로 ‘서머타임’을 불렀다. 곧이어 강 장관이 무대에 섰다. “점점 더 멀어져간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흘러나왔다. 누구랄 것 없이 손을 머리 위로 흔들었고, 이상덕 학장, 이유명호 원장은 무대로 함께 나가 흥을 돋웠다.

노래가 끝난 뒤 청중은 ‘앙코르’를 연호했고, 강 장관은 번안곡인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주저 없이, 감칠맛 나게 불렀다. ‘가수’ 강금실 뒤엔 다시 ‘코러스 대열’이 만들어졌다. 참석자들은 모두 함께 목청을 돋웠다.

9시20분께 참석자들은 북두칠성 모양으로 보석이 박힌 브로치를 선물했다.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성을 상징하는 장식이었다. 강 장관은 인사말 대신 환한 웃음으로 감사의 뜻을 비췄다. “오늘 이 자리를 잊지 말고 자매애로 뭉치자”는 사회자의 폐회사가 끝난 뒤에도 여성들은 오래도록 자리를 뜨지 못했다.

사진·민원기 기자배영환·나신아령·혜원 기자

사진·민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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