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리얼돌 전면 금지화 시위 열려
주최 측 추산 500명 판매 금지 촉구

23일 제2차 리얼돌 전면 금지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선창을 하고 있다.
23일 제2차 리얼돌 전면 금지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선창을 하고 있다.

여성 신체를 본 뜬 성인용품 ‘리얼돌’ 수입을 허용한 판결을 규탄하고 리얼돌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여성들이 다시 한 번 거리로 나섰다. 

익명의 여성들이 모인 ‘리얼돌아웃’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서 제2차 ‘리얼돌 전면 금지화’ 시위를 열었다. 지난 9월 28일 첫 번째 집회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날 주최 측 추산 500여명(오후 5시 기준)의 여성들이 참가했다. 집회에는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었다.

사회를 맡은 리얼돌아웃 스태프는 “지난 7월 리얼돌 수입 및 판매 금지를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26만명을 넘겼다. 우리의 일상, 인권이 무너지는 불안감이 이토록 컸다”며 “간절한 청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논점 흐리기식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이용주 의원은 국감 현장에 리얼돌을 가져와 산업화를 주장했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당장의 표를 얻기 위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한 정부는 국민을 속인 것이 아니냐”며 “이제 우리는 정부에게 기대할 수 없어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리얼돌아웃은 지난 9월 열린 1차 집회 당시 참가자 723명의 서명과 시위 성명서를 11월 초 청와대 담당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리얼돌아웃은 "청와대 담당자는 해당 서류에 대한 답변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청와대 측은 답변을 언제할 지 정확한 기한은 밝히지 않았으며 한 달간 숙고한 후 입장을 전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3일 제2차 리얼돌 전면 금지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주최인 리얼돌아웃이 미러링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3일 제2차 리얼돌 전면 금지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주최인 리얼돌아웃이 미러링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는 리얼돌 커스터마이징 문제와 아동 형상 리얼돌을 비판하는 미러링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주최 측은 140cm와 180cm 크기의 마네킹을 준비해 홈쇼핑 콘셉트로 유튜브에 업로드 되는 리얼돌 후기와 리뷰처럼 해당 리얼돌에 대한 기능, 외모 등을 소개했다. 특정 인물이 연상되도록 제작된 키 180cm의 남성 리얼돌에 대해 연기자들은 일명 ‘공직자 커스텀’으로 제작한 리얼돌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들은 크기를 작게 제작한 리얼돌도 무대 위로 올리며 크기가 작다고 아동 형상을 한 리얼돌이 아니라며 아동 형상을 한 리얼돌 판매를 풍자했다.

퍼포먼스 이후 주최 측은 영어로 리얼돌을 둘러싼 문제와 여성들이 거리로 나선 까닭에 대해 설명했다.

리얼돌아웃은 시위 중 영어 연설문을 통해 “지난 시위에서 우리는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세계의 모든 여성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와 연대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얼돌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다른 국가의 전례를 살펴보겠다고 하였으나 이는 한국 여성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며 “리얼돌 구매가 다른 몇몇 국가에서는 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다크웹 아동 성착취 사이트 문제와 안희정 전 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2016년도부터 한국에서 미투(#MeToo)운동이 일어나며 성범죄 법은 약간 강화됐지만 여성 성적 대상화와 여성 물화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의 움직임에 연대하고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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