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진흥원, 캐서린 맥키넌 초정 간담회 개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원장 박봉정숙)은 지난 6일 여성 인권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캐서린 맥키넌(Catharine MacKinnon) 미국 미시간대학 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한국여성인권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원장 박봉정숙)은 지난 6일 여성 인권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캐서린 맥키넌(Catharine MacKinnon) 미국 미시간대학 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전세계적으로 공통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매개 성범죄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여성폭력방지기관에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고자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의 젠더기반 여성폭력의 현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캐서린 맥키넌은 미국의 학자이자 변호사, 작가면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다. 캐서린 맥키넌 교수는 성희롱(성적 괴롭힘) 개념을 최초로 정립했으며 성폭력과 성매매, 인신매매와 포르노그래피 등 등 성착취와 불평등 문제와 관련된 연구와 발표, 활동하는 인물이다. 이날 행사는 한국의 미투운동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 이뤄졌다.

캐서린 맥키넌은 이날 디지털 매개 성범죄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한국의 미투운동과 백래시, 디지털 성폭력과 포르노그래피의 연관성, 성매매방지를 위한 ‘노르딕 모델’에 대해 제안하는 등 정책적 제언을 쏟아냈다.

노르딕 모델은 성판매자가 아닌 구매자를 처벌하는 정책으로 성매매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수요에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가해를 처벌해 수요를 줄이고 이를 통해 성매매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성판매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폭력을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랑스와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은 이미 포주와 성구매자만 처벌하는 성매매법(노르딕 모델)을 도입한 바 있다.

캐서린 맥키넌 교수는 한국의 시위에서 본 ‘내 삶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를 가장 강력한 문구라고 언급하면서 “타인의 신체를 대상화하고 소비하는 디지털 성범죄는 최근 포르노그래피와 무관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삶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 생존자를 지지하며 함께 싸우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당신은 피해 경험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더 많은 가치를 만들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수치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타인의 성을 대상화하고 침해한 사람들의 몫”이라며 강조했다.

박봉정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캐서린 맥키넌 교수의 방문에 감사를 표하며 “디지털 성범죄는 온라인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범죄가 아닌 현실의 일상을 위협하는 심각한 폭력이라는 인식의 변화와 공감이 필요하다”라며 “여성들이 일상을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실행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여성폭력을 예방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피해자 지원을 통해 젠더폭력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다양한 여성폭력을 근절해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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