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겨울왕국 2’ 키즈 뷰티 제품 홍보
CGV “안전성 검증 마쳐”
김주덕 교수 “외모지상주의 확산 우려”

CGV 씨네샵에서 판매하는 '겨울왕국2' 네일 3종 세트ⓒCGV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CGV 씨네샵에서 판매하는 '겨울왕국2' 네일 3종 세트ⓒCGV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CGV 씨네숍이 영화 ‘겨울왕국2’와 콜라보한 어린이용 화장품을 판매해 논란이 일었다. 안정성이 확보됐어도 화장품은 어린이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8일 CGV 씨네샵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겨울왕국 2’의 관련 상품을 홍보했다. 디즈니 ‘겨울왕국 2’와 국내 화장품 업체가 콜라보레이션한 상품으로 △파우치 셋트(이어링 스티커,매니큐어 포함) △수성 매니큐어 3종 셋트 △립밤 등 세 종류였다. 

CGV 씨네샵은 “어린이 친구들 설 선물로 딱이지”라며 ‘어린이화장품’, ‘어린이선물’, ‘키즈’, ‘키즈굿즈’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CGV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내용의 홍보글이 기재됐다. 그러나 15일 여성신문과 인터뷰 직후 CGV는 '어린이를 위한' 취지의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씨네샵은 16일 현재까지 문구를 수정하지 않았다.

씨네샵은 CGV 영화 상품 스토어로 개봉한 작품과 관련 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해당 상품을 홍보하는 글은 CGV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올라갔다. 누리꾼은 “어린이들에게 뷰티 상품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해 15일 오후 5시 현재 ‘좋아요’ 116개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영화 관련 상품은 피규어 등의 장남감과 텀블러, 에코백 등 생활용품, 포스터 등이 많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겨울왕국2’와 관련 된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어린이용 화장품은 판매하고 있지 않다.

CGV 홍보 담당자는 “안전한 어린이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와 협업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가 발라도 무방한 성분인지 등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키즈 코스메틱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에 맞춰 제품을 입고하게 됐다”고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김정덕 대표는 이에 우려를 표했다. “왜 꼭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매니큐어 같은 화장품이어야 하냐”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화장에 일찍 노출되고 꾸며야 예뻐진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자기다움’을 고민할 기회를 빼앗긴다”며 “화장을 놀이 문화로 받아들이고 화장하는 것은 꾸미지 않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도 “기업체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뷰티 상품을 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화장품 판매를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만, 미디어와 기업이 부추기는 화장 문화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화장에 관심을 두게 하고 외모지상주의를 확산시키기 때문에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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