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교육부 장관상 |공간 민들레

 2015년 7월 3일 '구구구시간'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율동을 보이고 있다.ⓒ공간 민들레 

공간 민들레는 2001년 민들레 출판사가 민들레 사랑방이란 이름으로 학교 밖 학습공동체인 대안교육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20년간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이라는 목표로 새로운 진로 교육 패러다임을 열면서 우리나라에 교육환경과 제도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민들레 출판사는 90년대 중반 사회 전반에서 탈근대 담론이 활성화된 시점에서 ‘학교를 넘어서’라는 탈학교 메시지를 담은 단행본 출간을 비롯해 격월로 교육운동 매체 격월간 ‘민들레’ 126호를 출간했으며 학교밖 청소년까지 아우르는 1년간 진로교육과정을 2006년부터 실천하고 있다.

민들레가 이 공간을 오픈한 2001년 당시, 획일화된 공교육에 갇혀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자살 등 교실붕괴, 학교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교를 등지는 청소년들이 급증했다. 방황하던 다수 청소년들이 민들레출판사에 찾아와 출판사는 자발적인 모임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자발적으로 학교 밖을 선택한 청소년들이라도 스스로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한 활동을 만들어가는 사례를 보며 출판사는 이들을 지원하는 학습공간과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차에 2001년 민들레 사랑방이라는 학교 밖 학습공동체 공간을 오픈하게 된 것이다. 공간 민들레는 학교 밖 청소년일지라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기 원하는 청소년들에 집중했다.

 

3년 내지 6년의 장기교육과정을 보유한 다른 대안교육기관들과 달리, 공간 민들레는 배움을 원하는 청소년들 중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전환교육을 원하는 이들에게 1년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이라는 모토로 2006년부터 청소년 스스로 배우는 자로 서도록 돕는다는 1년 목표를 세우고 그 시간성과 필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성해 새 대안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학교 밖 청소년과 1년 교육과정을 운영한 민들레의 교육은 서울시교육청의 고교자유학년제 오디세이 학교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오디세이 학교 실행과정에 2015년 협력기관으로 기획 및 참여하게 되면서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데 흐름을 만들고 있다. 오디세이학교는 현재 2020년 6기를 모집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민들레의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사람으로서 배움과 성장이라는 교육적 장치는 유기적인 연관 관계 속에서 청년을 위한 교육 활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 민들레는 교육 과정을 운영한 경험을 정리해 서울시에 청년인생설계학교를 제안해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민들레의 통합적 교육과정에 서울시는 2018년 청년의 진로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해 운영하는 청년인생설계학교의 협력기관으로 3년째 함께하고 있다.

민들레의 교육은 배우고자 마음 먹은 사람이 배우고 싶을 때 배우는 삶의 힘을 키우는 교육이 핵심이다. 도처 어디서나 교육이 일어나고 모든 사람이 언어, 몸짓 등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자가 된다. 민들레에서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거나 말로만 교육원칙을 선언하는 사람이 아닌 몸으로, 맘으로 사는 법을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다. 청소년 등수를 매기기 위한 평가보다는 왜 살 것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삶의 주체로 자기 결정법을 스스로 찾아 익히는 교육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민들레의 교육은 하면서 배운다는 교육 원리를 담았다. 교과서 중심주의 교육이 그릇된 교육관임을 인식한 뒤 목공 음식 만들기, 밴드 활동, 지역 활동 등 실제적인 활동이 교육의 중심으로 삼고 실제로 해 보면서 그 과정에서 창조적인 사고와 태도, 자치나 삶의 기술 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이밖에도 민들레의 교육은 지역 전체가 배움의 장이다. 청소년들이 좁은 담벼락 안이나 교과서를 벗어나 지역과 교과영역을 넘나들며 삶의 전 과정에서 배우는 통합적 교육이다. 이들이 시민 사회의 일원을 다하기 위해 지역이 발벗고 나서 지식과 문화의 생산자, 실천자인 배움 공동체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주요 활동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교육과정‘ △ 진로탐색 교육활동인 ’청소년 자기 길 찾기‘ △서울시교육청 고교자유학년제 ’오디세이학교‘ △민들레 청년학습커뮤니티 ’사이Lab’ 등이 청소년 진료교육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한혜정 문화인류학자·연세대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민들레 대안 교육팀이 공헌한 3가지를 꼽았다. 조한 교수는 “첫째는 잡지를 꾸준히 출간하는 그 지속성과 문제점을 공론화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점”이라며 “둘째는 전국 방방곳곳 민들레 읽기 모임이 생겨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잡지를 읽는 힘이다”라고 말했다. AI와 4차 산업혁명, 기후 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는 시민들이 잡지를 읽으며 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어 “마지막으로 민들레가 그간 대안학교들과 협동해 서울시에서 시도하는 일 년 혁신 프로젝트인 오디세이 학교를 제도화하는 데 공헌했다”며 "민들레가 인간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 미래 세대에 깊은 관심과 책임감, 직업이나 노동으로 보지 않는 헌신성과 소명의식을 20년 이상 이어온 만큼 사회가 감사 표시를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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