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4곳서 승리 그쳐
중도진영 대 진보진영 구도로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슈퍼 화요일'의 개표 결과가 나왔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개 주에서 1위를 기록하며 4곳서 승리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매사추세츠, 아칸소, 오클라호마, 테네시, 미네소타, 메인 텍사스에서 승리했다. 샌더스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버몬트와 콜로라도, 유타, 캘리포니아 4개주에서 승리를 거웠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바이든은 당초 샌더스의 우세가 점쳐지던 텍사스에서도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사실이다. 텍사스주에서는 바이든과 샌더스가 초박빙 승부를 보이며 엎치락뒤치락 했으나 결국 바이든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CNN은 “이번 슈퍼화요일에서 가장 큰 소식은 바이든이 텍사스에서 이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거 여성들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성추행 논란과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된 아들의 사업 등으로 지지율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경선 초반에는 부진한 성적으로 2월3일 아이오와 경선에서 4위, 2월11일 뉴햄프셔 경선에서 5위 그쳤다. 부활의 전주곡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시작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로 오르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슈퍼 화요일에서 기사회생한 이유로는 첫 번째, 중도 진영의 반샌더스 연대 구축을 이유로 들 수 있다. 경선을 중단한 중도 성향의 피트 부티지지 전 와 에이미 클로버샤가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게다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바이든이 한층 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백인 장년층과 중산층들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급진적 샌더스 보다는 안정적이며 경륜이 풍부한 바이든을 지지한 것이다.  세 번째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흑인들의 전폭적인 지원때문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 등 외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 지지층의 전폭적 지원 등의 이유로 남부 지역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바이든 지지자 중 일부는 오바마 대통령 사진을 들고 바이든과 오바마를 같이 연호를 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연임한 바이든을 오바마 전 대통령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권자들의 표심이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자로 모아졌다는 분석도 많다. 샌더스 상원의원보다는 바이든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누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꺾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대선주자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 만약 샌더스 의원을 지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자본주의자 대 사회주의자로 프레임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이런 이념적 프레임 대결이 될 경우 샌더스 의원이 필패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슈퍼 화요일은 총 14개 주에서 전체 대의원의 3979명의 34%에 해당하는 1357명을 선출한다. 민주당 주자가 자력으로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수는 1991명임을 감안하면 슈퍼화요일이 사실상 경선의 윤곽을 결정짓는 셈이다. 가장 많은 대의원이 있는 주는 캘리포니아가 415명이며, 다음은 텍사스로 228명이다. 자력으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선 민주당 대의원의 과반인 1991명을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의 대승으로 민주당 경선은 당분간 바이든 대 샌더스 라는 양강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즉 바이든의 중도진영 대 샌더스의 진보진영의 싸움으로 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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