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뒤늦게 휴교, 격리 강화 조치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대표적 명품 쇼핑 거리인 콘도티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걸어 나오고 있다. ⓒ [로마=신화/뉴시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대표적 명품 쇼핑 거리인 콘도티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걸어 나오고 있다. ⓒ [로마=신화/뉴시스]

유럽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 19) 확산을 막기위해 휴교, 행사 금지, 격리 강화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가 가장 빠르게 확산을 보이는 곳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의 12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1만5113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189명 늘어난 1016명으로 파악됐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집무실인 키지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는 이제 식료품점과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 문을 닫을 것이며 전국에 2주간의 술집, 식당, 미용실, 구내식당이 모두 문을 닫게 될 것이다”라는 휴업령을 선포했다.

코로나19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유럽으로 가파르게 확산하고 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가 많이 발병한 국가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나흘 만에 5배나 확진자가 증가하여 총 3004명 확진자에 36명이 사망했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몰려있는 바르셀로나 인근 4개 지역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연료와 식량을 공급하는 비상인력과 차량만 이 지역을 통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19의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40억 유로(19조15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결정했다.

프랑스는 확진자 2876명에 사망자는 6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프랑스는 세기적인 보건 위기에 봉착했다"고 선포했다. 또 "70세 이상의 만성질환자와 호흡기 질환자, 장애인은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꼭 필요한 용건 외에는 이동과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프랑스는 오는 16일부터 초, 중, 고교, 대학 등 각급 학교를 무기한 휴교한다. 이와 함께 프랑스 정부는 전국 병원 병상을 코로나 19에 감염된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영국도 확진자가 하루 만에 100명이나 늘어 확진자 596명에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되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 일 밤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 단계를 1단계 억제에서 2단계 지연으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BBC 방송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날 코로나 19 확산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도 긴급 성명을 통해 오는 29일까지 각급 학교와 공공시설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은 국민의 큰 희생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또 아일랜드는 100명 이상이 모이는 실내집회와 500명 이상이 모이는 야외집회를 금지했다.

독일도 확진자가 2745명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에 걸릴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태가 지속한다면 국민 60~70%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독일 연방정부는 전국 휴교령을 논의했으나 특별한 결론을 내놓지는 못했다. 다만 "독일의 16개 주 정부는 각 지역의 상황에 따라 휴교를 결정하라"고 당부하며 "교육부는 4월 부활절 방학을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네덜란드도 10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과 반고흐 미술관도 잠정 폐쇄한다.

서유럽보다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은 북유럽에서도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덴마크는 100명 이상 모이지 않도록 한 가운데 스웨덴도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500명 이상이 모이는 대중 행사를 금지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외국을 다녀온 모든 사람을 격리 조치하기로 했으며 항구 도시는 크루즈 선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금지했다. 노르웨이는 또 자국군을 비롯해 벨기에, 영국, 덴마크, 미국 등 1만6천명의 병력이 참여할 예정이었던 국제 군사 훈련을 취소했다.

동유럽의 경우는 체코는 오후 8시에서 이튿날 오전 6시 사이에 식당을 닫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여행객을 국경에서 막기로 했다. 폴란드는 독일과 체코 국경에서,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 국경에서 건강 검사를 하기로 했다.

미국이 영국 등을 제외한 26개 유럽 국가에 머문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유럽을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하면서 유럽 각국은 위기감을 드러냈고 있는 상황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각)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지금까지 123개 국가와 지역에서 13만200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나왔고, 5천여 명이 사망했다"라며 "이는 비극적인 이정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유럽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epicenter)가 됐다"라며 "유럽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매일 훨씬 더 많은 확진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규모 확산을 겪고 있는 나라들을 보며 '우리한테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나라가 있다면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며 "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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