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시선과 감각에 맞춘 사업

가슴까지 시원한 눈높이 서비스

한국창업개발연구원(원장 유재수)이 2003년 하반기 유망 창업업종으로 손꼽은 여성전용 맥주전문점. 올해 5월 2일 개장한 1호 강서구청점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17개가 이미 개장했거나 8월 안으로 개장할 예정이며 단기간 높은 매출을 올려 예비 창업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큐즈는 국산 프랜차이즈 대표 주자인 (주)헤세드(대표 강성모)가 퓨전치킨 전문점 ‘BHC’와 커피-허브 복합점 ‘후에버’에 이어 내놓은 제 3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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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바에서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는 혜민씨와 민경씨는 여성들이 와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맥주전문점이 생겨 좋다고 한다. <사진·이기태>

(주)헤세드의 큐즈 담당자인 백소정 계장은 “여성전용 맥주전문점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곳은 아직 우리뿐”이라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고 음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은 매우 넓은 편이다”고 설명한다.

큐즈는 말 그대로 여성의 시선과 감각에 맞춘 사업이라는 게 장점이다. 백 계장은 “기존의 맥주전문점이 남성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인 데 반해 우리는 인테리어부터 곡선을 가미해 여성적인 이미지를 충분히 살렸다”고 밝힌다. 안주 역시 콩으로 만든 소시지와 곤약, 자체 개발한 소스 등 다이어트 저칼로리 음식이며 가볍게 혼자서 마실 수 있는 잔술 개념의 엑스트라 세트도 준비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다양하다. 실제 눈이 내리듯 분위기를 연출해 눈 속에 손을 넣어 병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스노우바, 맥주의 순환 공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쿨링 파이프, 인터넷 방송을 통한 다양한 이벤트, 맥주를 마시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숍인숍 허브 매장 등 일일이 소개하기 벅찰 정도라고 자랑이다.

서울에 현재 개장한 지점은 강서구청·논현점 두 곳이며 8월 초 안으로 하계, 홍대, 중화점이 개장될 예정이다. 백 계장은 “여성전용 맥주전문점은 35평을 기준으로 총 개설비용 9200만원(임대료 별도)”이라며 “특별히 지역적 특성을 타지 않는 업종이라 신촌, 종로, 신도시 등 젊은이들과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곳도 유망하다”고 귀띔 한다.

사무실이 많아 주말보다는 주중 매출이 높은 논현점과 패밀리 레스토랑의 개념으로 가족들이 많이 찾아 주중, 주말 고른 매출을 보이고 있는 강서구청점. 그 가운데 여성직장인, 가족 모두를 만날 수 있는 강서구청점을 찾았다.

밝은 분위기로 가족과 동호회 모임 늘어

회사원 김혜민(20)씨. 사회생활 적응에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이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 오랜만에 친구 조민경(20)씨의 연락을 받았다.

“민경이는 학교에 다니고 전 직장을 다니죠. 서로 공간은 달라도 밀린 이야기 보따리를 풀려니 어디에 갈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외국에 있는 바처럼 시원하게 탁 트인 인테리어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지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여기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지하에 위치한 호프집은 퀴퀴한 냄새가 싫었고 2, 3층에 있어도 담배 냄새에 찌든 호프집 특유의 분위기가 싫었거든요. 여긴 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가 강서구청점을 찾아간 날은 지난 14일 저녁 8시. 이 곳을 찾는 여성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여긴 좀 다르다”는 것이다.

옛 회사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던 윤정은(27)씨 역시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것 같다”며 “가끔 안주 없이 시원한 생맥주를 먹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렇다고 여자 혼자 뜬금 없이 맥주집을 가기도 그렇고. 여긴 혼자 와서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양과 가벼운 안주가 마음에 들어요”라고 한다. 함께 온 이호석(27)씨는 “솔직히 남자끼리 오기에 너무 부담스럽다”며 “분위기가 밝고 개방적이어서 가끔 술 먹고 주정하고 싶은 남

성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데요. 이거 너무 여성위주 아닌가요”라며 슬쩍 부러운 푸념을 늘어놓는다.

최종식(37) 점장은 “저희 전문점을 찾는 70%는 20∼30대 여성이고 나머지는 연령대 구별없이 다양한 층이 온다”며 “갈수록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고 설명한다. 강서구청점이 위치한 곳은 먹자골목과는 좀 떨어진 안이며 뒤는 주택가다. 최 점장은 “안주 자체가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세트가 많아 아이들이 좋아하고 부부가 가볍게 맥주를 즐길 수도 있어 선호하는 추세다. 멀리 나가지 않고 저녁에 산책 겸 나와서 외식한다”고 밝혔다.

최 점장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로 동호회 모임이 많다고 한다.

“단골 손님 중에 살사 동호회 회원이 있다. 얼마 전 동호회 모임이 있다며 자리를 예약하고 저녁에 우루루 몰려왔는데 회원들이 흥에 겨워 무대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즉석에서 무대를 만들었는데 말 그대로 광란의 댄스 파티가 됐다.

그때 함께 했던 손님들이 지금도 그 얘기를 하며 즐거워하고 이후 한 달에 한번은 여러 동호회들이 모임을 가졌다.”

색다른 분위기, 여성과 가족의 만남.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시 ‘돈’이다.

“이 먹자골목에 맥주집이 100개 정도 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가게가 매출 5위 안에 든다. 단기간 내에 빨리 자리를 잡았다.”

최 점장이 공개한 주중 평균 매출은 200만원, 주말엔 300만원 정도. 순이익이 5월 2000만원,6월 1900만원이다. 요즘 같은 불황에 믿기지 않는다는 기자의 말에 최 점장은 “5월 2일 문을 열었는데 전단지 한 장 뿌려본 적 없다”며 “주효한 마케팅은 입소문이다. 한번 온 여성고객들은 반드시 찾아온다. 개인사까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친분을 쌓은 단골 손님이 대부분이고 메일을 통해 자체 설문조사도 한다. 오죽하면 가게를 열고 2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는 여성고객들이 있을 정도다”며 높은 매출이 당연한 결과임을 강조했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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