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외모지상주의” 비판 거세지자
개발원 “해당 부분 삭제하고 전면 재검토”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만든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영상의 한 장면. 자살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다른 친구가 “물에 빠져 죽으면 시체가 퉁퉁 불어 진짜 안 예쁘대”라고 말한다. ⓒ영상 캡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만든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영상의 한 장면. 자살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다른 친구가 “물에 빠져 죽으면 시체가 퉁퉁 불어 진짜 안 예쁘대”라고 말한다. ⓒ영상 캡처

자살을 말리면서 “물에 빠져 죽으면 시체가 안 예쁘대”라고 말하는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내용에 비판이 쏟아지자, 영상을 만든 공공기관이 해당 부분을 삭제하고 영상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해 제작한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영상 ‘나, 너, 우리 함께!’의 한 장면이다. 자살하고 싶다는 10대 여학생에게 다른 여학생이 “물에 빠져 죽으면 시체가 퉁퉁 불어 진짜 안 예쁘대”라고 말한다. 친구의 상태를 살피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이 자살 예방에 중요하다며, 예시로 든 대화 내용이다. 이 영상은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널리 활용 중인데, 온라인에서는 이미 여럿이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영상 유튜브 댓글에서도 “왜 죽어서까지 용모를 신경써야 하냐”, “당황스럽다” 등 지적이 눈에 띈다. (관련기사 ▶ [단독] “물에 빠져 죽으면 안 예쁘대” 황당한 10대 자살예방 교육 http://naver.me/xhsn1yiK)

여성신문 보도 이후 파문이 커지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해당 장면을 삭제하고, 또 다른 문제가 없는지 영상을 전면 재검토한 후 다시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15일 밝혔다.

자살예방사업을 총괄했던 김현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장은 여성신문에 “자살예방은 매우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에게 일부 불편한 사항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신중하고 꼼꼼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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