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홈페이지

 

건국대학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고려해 재학생 1만5000여 명에게 2020학년도 2학기 등록금을 일부 환불한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중 코로나19로 인해 등록금을 내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건국대는 총학생회와 올해 4월부터 8차에 걸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등록금 활불 방안을 논의하고 이번 주 내로 최종 금액을 확정하기로 했다. 액수는 1인당 20만원 안팎 가량으로, 학교 측이 총학생회에 제시한 등록금 감면 총액은 36~48억원에 달한다.

지급 방안은 올해 1학기 재학생인 1만5000여 명(서울캠퍼스 학부생 기준)을 대상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서 일정 비율을 감면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상 등록금 환불인 셈이다.

앞서 건국대 총학생회는 코로나19 확산에 온라인 수업 진행으로 수업의 질 하락과 학교 시설 이용 제한 등에 따라 지난 4월 학교 측에 등록금 부분 환불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 대학본부는 환불 건에 대해 규정상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재학생 4000여 명이 참여한 ‘학습권 침해에 따른 등록금 부분 환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받아들여 ‘환불에 준하는 금전적 보상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건국대가 등록금 환불을 결정함에 따라 다른 대학들이 등록금을 환불할 지 관심을 모은다.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은 학교 자체별로 결정할 사안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학비 감액 요구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학들은 등록금 환불에 대해 방역 비용 증가, 외국인 유학생 감소 등 재정이 악화돼 난감하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일선 대학의 재정 여력이 부족해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비 환불이 어렵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1학기 종강을 앞둔 학생들은 등록금 환불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수업이 되지 않았으며 대학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는데 등록금을 전액 지불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32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한 전국대학생호네트워크 회원들은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