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하기로 ‘교통정리’를 하면서 주택용지로 언급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에 약 2만 채 가량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민심을 잠재우고 국가 소유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임기 내 빨리 추진할 수 있어서다.

국방부는 20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과 관련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택 공급물량 확대 필요성 및 시급성과 군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태릉 골프장을 주택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며칠 전까지 논의한 적 없다고 밝혔으나 대통령과 총리가 나서 국유지 활용해 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자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 군 골프장은 전체 면적 74만여 m2로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 송파구 헬리오시티(40만㎡)보다 2배 이상 넓다. 또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예정 단지(62만㎡, 1만2032채)와 비슷한 규모다.

주변 용적률을 계산하면 최소 1만 세대는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골프장 옆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해 해당 부지까지 합치면 총 149만6979m2로 2만 세대 공급도 가능해진다. 미니신도시급이다. 여기에 개발 절차가 진행 중인 구리갈매공공택지(구리갈매1지구) 옆 갈매역세권지구(구리갈매2지구, 79만8000㎡)까지 더하면 태릉골프장 일대에 최대 3만 가구가량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방부는 육사 이전에는 반대하고 있다. 육사 옆에 주택가가 만들어지는 것은 육사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 보존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서울시도 대치동 SETEC,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부지, 개포동 SH공사 사옥 등 사유지를 주택용지로 내놓을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역세권 고밀 개발과 시유지 활용을 통해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공급에 힘쓸 예정이다.

국토부는 LH나 SH가 참여해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는 공공 재건축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용적률을 200%대 중반까지 높이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수백 세대가 들어서는 부지를 서울 도심에서 서울 내 공기업 등 공공기관과 서울시가 보유한 유휴부지 중 공공택지로 전환할 수 있거나 소규모라도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티끌까지 긁어모으고 있다.

정부는 다음 주 중 서울 시내 수만 세대 규모의 주택 공급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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