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
박원순 성추행 의혹 관련
이해찬·정청래·진성준·
하태경·홍준표 의원 등
사과 요청 공문 전달

기본소득당이 22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을 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본소득당
기본소득당이 22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을 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본소득당

기본소득당이 22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을 한 가운데 첫 행보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언행을 한 5명의 정치인들에게 사과 요청 공문을 전달한다. 

이날 기본소득당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젠더특별위원회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홍준표 의원(가나다 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 요청을 요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후레자식 같으니”라고 작게 읊조렸다. 후레자식은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강한 표현의 비속어다.

정청래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영결식이 지난 13일 엄수된 가운데 같은 날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이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해 “만감이 교차한다”며 “꼭 오늘이어야 했나”라고 말했다.

진성준 의원도 13일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른 데 대한 비판을 두고 “박 시장이 가해자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가 박 시장 피해여성 보호에 말만 번드르하지 실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성범죄 피해여성 보호라는 본연의 업무도 하지 않는 여가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여가부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글을 썼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4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피해자가 한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기본소득당이 22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을 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본소득당
22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기본소득당

신민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페미니즘 정치 시작을 선언한다”며 “여성의 주장은 그릇된 이기심으로 매도됐으며 주변적이고 비정치적이며 예외적이고 특이한 일로 여겨졌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특히 지금의 정치는 성폭력 사건 해결에 있어서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낡은 진보와 늙은 보수의 프레임 속에서 페미니즘 정치가 싹 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반민주 구도는 수명을 다했다. 성평등의 관점에서 여성들이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구체적으로 성폭력 사건 해결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홍순영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은 “이제껏 정치는 남성의 일이라고 여겨져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며 “지난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에 계류된 법안만 176건”이라고 했다.

홍 위원은 “젠더폭력을 방지할 법적 기반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유감”이라며 “최근 국회에서는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유일한 창구인 여가위 폐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1호법안인 ‘일하는 국회법’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여가위를 통합해 문체여가위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고위공직자 성폭력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이 시대를 역행하는 주장이며 여성들의 목소리를 지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법’ 일환으로 여가위 폐지를 추진 중이다. 여가위를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통합해 '문화체육관광여성위원회'로 바꾼다는 것이다.

여가위는 지난 1994년 상설 특위인 ‘여성위원회’로 출범해 2002년 상임위로 승격됐다.

설목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위원도 “대학에서는 총여학생회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국회에서는 여가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여성들은 오늘도 페미니즘을 얘기하고 있다. 없앤다고 해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페미니즘은 시대의 정신이자 과제”라며 “사회가 진정한 평등을 위해 우리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함께 하겠다”고 주장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고 박 전 서울시장 관련 2차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피해자에게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신 상임대표는 “젠더정치특별위원회는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성평등은 필수라는 점에서 출발한다”며 “그 이후 태어난 세대로서 일상에서 일터까지 안전하지 못한 현재를 살아갈 수 없다는 선언을 하며 여성들이 안전한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박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 신 상임대표는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태도는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정쟁의 도구로만 삼고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다른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연대 속에서 성평등 민주주의의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본소득당이 22일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을 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본소득당
22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출범 첫 행보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언행을 한 5명의 정치인 중 홍준표 의원에게 사과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기본소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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