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요즘 주식시장을 보면 신기한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전반적인 경제사정은 외환위기 때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나쁜 편인데, 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금년 3월에 500대 선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가 9월에는 750 선을 넘어섰다. 3월에 주식을 샀다면 평균적으로 투자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이익을 보았다는 얘기다. 부동산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주식은 소문도 없이 크게 오른 것이다.

주가가 오른 데는 외국의 주식시장이 좋아진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뉴욕 증시의 종합지수인 다우지수가 6개월 연속하여 상승하였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주식시장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2/4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3.1%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며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해외의 주가는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행동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외국투자가들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지고 있는 돈을 일정한 비율로 나누어 투자하는 속성이 있는데, 미국 주가가 오르면 투자할 돈이 많아져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도 늘고, 반대로 미국주가가 떨어지면 투자할 돈이 적어져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돈도 회수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38% 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외국인이 사고파는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가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외국인만 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수백만에 달하는 국내투자자들도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오르면 재산이 늘게 된다. 평생 주식이라고는 알지도 못하고 살 의향도 없는 사람들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편해지고 따라서 생산을 늘리거나 새로 공장을 짓는 것이 쉬어진다. 주가가 올라가 소비가 촉진이 되면 물건이 잘 팔리게 되어 경기부양에도 도움이 된다. 결국 주가의 움직임은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외국투자가를 비롯하여 주식을 사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그런데 투자가들이 궁극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기업의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상품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제대로 된 기업의 주식이라야 잘 팔리고 값도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영업 실적을 높여야 하고 재무상태도 건전하게 유지하여야 한다. 분식회계와 같은 비리도 없어야 하며 회사의 운영도 합리적으로 하여야 한다. 투자가들이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의 기업이라는 상품이 외국투자가들에게 좋은 품질로서 인식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비중이 필연적으로 줄어 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주가 전망과 관련하여 국내외 투자가의 동향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이 장단기 예측을 하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 등 흔히 들 말하는 호재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와 근로자가 실천을 통하여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야하고 투자가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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