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넉 달 만에 민심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한국 갤럽 8월 2주 조사(11~13일)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9%로 취임 후 최저치 기록했다. 지난 5월 1주(71%)와 비교해 무려 32%포인트(p) 추락했고, 전주 대비 5%p 하락했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5월에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46%였지만 33%까지 추락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지지도는 17%였는데 이번엔 27%로 크게 상승했다.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급락 배경엔 청와대 불통 인사, 야당을 무시하는 국정독주, 윤미향·오거돈·박원순 사태가 몰고 온 집권 세력의 도덕적 파탄 등의 요인들이 작동한 것 같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이었던 여성, 30대, 수도권이 등을 돌리고, 중도층이 크게 이탈했기 때문이다.

8월 1주와 비교해, 여성은 8%p(48%→40%), 30대는 17%p(60%→43%), 서울은 13%p(48%→35%) 추락했다. 중도층에서는 8%p(42%→34%)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조국 사태 때 한국 갤럽 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지지도도 39%로 최저치였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서울(긍정 34%, 부정 57%)과 30대(긍정 46%, 부정 48%), 그리고 중도층(긍정 36%, 부정 59%)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했다. 조국 사퇴이후 4주 만에 긍정 여론이 부정 여론을 따라잡았다.

그런데 이번엔 일주일 만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에 성공했다. 갤럽의 8월 3주(18~20일) 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8%p 올라 47%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8%p 줄어든 45%였다. 민주당 지지율도 6%p 오른 39%였다. 반면, 통합당은 4%p 낮아진 23%를 기록했다. 단 일주일 사이에 여권 지지율이 이렇게 급반등한 것은 ‘코로나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지난 2월 대구에서 신천지를 통한 코로나 집단 감염 논란이 확산되자 문 대통령 지지율이 급등했던 것과 유사하다. 코로나 재유행 불안감 속에서 정부의 방역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것은 그동안 여권 지지율 급락의 핵심 주체였던 여성(+10%p), 30대(+13%p), 서울(+9%p)이 지지율 급등을 선도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콘크리트 지지층의 지지율이 이렇게 ‘조변석개’와 같이 널뛰기 양상이 나타난 것은 그만큼 이들의 정서적 일체감이 흔들리면서 정부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9월이면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출범 40개월을 맞이한다. 5년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 정치에선 통상 집권 40개월이 지난 시점을 전후로 대통령의 절대 권력이 침몰하기 시작한다. 정책 실패로 콘크리트 같던 지지층이 등을 돌리면서 대통령 지지도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하는 데드크로스가 고착화된다. 집권당 유력 대선 후보인 미래 권력이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을 걸면서 충돌한다. 관료 집단은 권력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복지부동하게 된다.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노무현 정부가 가장 최악이었다. 한국 갤럽에 따르면, 노 대통령 집권 4년차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1분기 27%, 2분기 20%, 3분가 16%, 4분기 12%였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혼란이 수습되면 여권의 지지율이 안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다소 절망적이다. 갤럽 조사(8월 11~13일)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65%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역대 정부가 겪었던 실패의 전철을 밝지 않으려면 문 대통령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대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용기 있게 고백하고,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는 정직함을 보여야 한다.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과 눈높이도 맞추어야 한다.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최고 유능한 전문가들을 영입해 정책 기조와 국정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오만과 독주에서 벗어나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행동하는 협치’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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