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계사에서 박원순 49재 진행
직계가족 외 지지자들 몰려서 오열
온라인 추모식에서는 기념사업 예고
경찰 조사 중인 상황에 논란 일어

서울 수송동 조계사에서 고 박 전 시장의 49재가 열렸다.  직계가족 4인 외에도 지지자들이 몰렸다. 천막 아래는 모두 일반인 지지자들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수송동 조계사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49재가 열렸다. 직계가족 4인 외에도 지지자들이 몰렸다. 천막 아래는 모두 일반인 지지자들이다. ⓒ뉴시스.여성신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49재가 26일 열렸다. 지지자들의 모임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본래 이날 일반인들이 참여한 ‘박 시장 49재 이음 추모마당’을 진행하고자 했지만 비판이 일자 19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49재 현장은 유가족만 참여하기로 했으나 일부 지지자들이 모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을 어기고도 무사히 넘어가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온라인 추모식에서는 지지자들이 기념사업을 예고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부인 강난희씨와 자녀 박주신씨, 박다인씨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수송동 조계사에서 고 박 전 시장의 49재가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참여해 주재했다.

이날 원행 스님은 “고 박원순 시장은 청산같이 크고 훌륭한 분이었다”며 “밝고 맑은 하늘 아래 다시 만나 큰 원을 성취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날 열린 49재는 지난 7월 장례식에 조문했던 원행 스님의 제안으로 서울 소재 사찰를 돌며 이루어졌다. 초재는 조계사, 2재는 진관사, 3재는 봉은사, 4재는 법룡사, 5재는 구룡사, 6재는 도선사에서 치러졌다.

이 과정에서 직계가족만 참여하기로 한 49재에 일반인 지지자들이 함께 참석해 10인 이상이 모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어겼다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참석한 지지자들은 통곡하기도 했다.

지지자 모임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연 온라인 추모식.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지지자 모임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연 온라인 추모식.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온라인 추모식도 열렸다. 유튜브를 통해 4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일대기, 추모사, 유가족의 편지 등이 상영됐다.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이 추모사를 남겼다.

전 교수는 “억울한 사람을 보면 언제나 먼저 손을 내밀어주던 형이었는데 먼 길을 쓸쓸히 떠나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유족들 역시 편지를 남겼다. 유가족은 “오로지 시민, 오로지 사람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아버지 한순간에 모두 잃어버리고 벼랑 끝에서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라며 “살아오신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고통이 얼마나 아프고 힘드셨습니까. 원통함과 한이 어찌나 사무치셨으면 그렇게 영영 가셔야만 했습니까”라고 했다.

온라인 추모식을 연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대표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우리 모두가 박원순”이라며 “있는 그대로 박 전 시장을 기록하고 기억하겠다. 100일 되는 시점에 구상을 조금 더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고 박 전 시장에 대한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고 박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피소당한 후 극단적인 자살을 했고 이를 둘러싼 경찰 및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은 행사라는 것이다. 지지자 모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중단 시킨 유가족의 행동과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기억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치적만 기록하고 있는 지지자 모임의 행동이 아직 송사 중인 성추행 피해자와 사건을 모른 척 하고 싶어하는 속셈이 다 드러난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5일장도 모자라 49재도 벌이고 원통이네 한이네 아주 난리다 이게 강간문화의 전형”이라며 날선 비판을 했다. 트위터에 게시된 글은 1만이 넘는 리트윗을 기록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니 10명 넘는데 방역 당국 고발 안 해? 5일장에서 바글거리더니 이젠 49재서 바글바글? 한놈이라도 나와봐라”라고 써 리트윗 4000여 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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