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SNS에
“‘국민 맏며느리’ 호칭 붙이고 싶다”
"가부장적 시선에 성차별" 비판 일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질병청 개청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질병청 개청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이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에게 ‘국민 맏며느리’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가부장적 시선이 담긴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강 이사장은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은경 청장의 내정 소식을 전하며 “나는 정은경 본부장에게 ‘국민 맏며느리’라는 호칭을 붙이고 싶다”며 “젊은 세대에게 ‘맏며느리’가 어떤 뉘앙스로 다가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에게 ‘맏며느리’란 혼신의 힘을 다해 집안을 지키고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라고 썼다.

페이스북 화면 중 일부.
페이스북 화면 중 일부.

그러면서 “때로는 시부모의 심술과 간섭, 시누이의 이간질, 시동생의 말썽, 남편의 무관심 등으로 머리가 하얗게 세면서도 묵묵히 집 안팎의 우환과 홀로 맞서 싸우는 그런 사람이 맏며느리”라며 “온 집안사람이 그녀로부터 보호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국민 영웅한테 무슨 며느리인가”라며 “무례하고 불쾌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누리꾼 d***씨는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발언인가”라며”라며 “글쓴이보다 청장님의 업적이나 위치가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k***씨는 “국민 영웅이지 무슨 국민 맏며느리인가”라며 “우리나라에서 맏며느리가 얼마나 사랑받고 대접 받아왔나. 이 글에서 묘사하는 ‘맏며느리’도 좋아 보이는 것 하나 없다”라고 했다. 이어 “기껏 열심히 일하시는 분 보시면 힘 빠질 것 같다”며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발언할 바에는 말씀을 줄이라”라고 덧붙였다.

t***씨는 “맏며느리라니 모욕적으로 들린다”라며 “전문성과 업적을 인정해주는 취지가 아무리 있더라도 가부장제 안에서 이제는 사어가 된 단어를 쓰는 것은 후지다”라고 썼다.

s***씨도 “그냥 청장님이라고 부르면 된다”며 “시대가 변화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했다.

이주영 한국YWCA연합회 미디어팀 부장은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우선 SNS는 공식적인 이야기보다는 사담과 사견을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는 곧 문화의 척도가 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은 사실 별 것이 아니다”라며 “만약 그 자리에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다면 그러한 반응과 평가가 왜 잘못됐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우대하려고 국가에서 승격까지 했는데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세대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댓글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자성하는 시간을 가지셔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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