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준, 여성 1인당 14개 사용
플라스틱 쓰레기 되는 용기
제조사·상품 따라 용기 소재 다르고
내용물 남아있어 재활용 어려워

사용 줄이면 치장 당연한 사회에도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 끼칠 수 있어

 

2019년 기준, 여성 1인당 사용하는 화장품은 클렌징, 기초케어, 베이스베이크업, 색조화장을 포함 하여 14개다(뷰티 트랜드 리포트, 2020). 해 마다 새롭게 출시되는 화장품은 1만 8000개 이상을 기록한다. 화장품이 생산된다는 것은 그 만큼의 화장품 용기나 관련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소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화장품이 만들어 지고 버려지는 전 과정은 화장품 시장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내가 버린 화장품 용기는 환경 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문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화장품 또한 예외가 아니다. 화장품용기는 매년 약 1,500억개가 판매되고 있는데, 그 중 플라스틱 용기는 약 660억 개를 차지한다(미국 Passport GMID, 2018). 화장품 용기는 거의 대부분이 플라스틱 용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화장품 용기는 제조사나 상품에 따라 용기의 소재가 동일하지 않아 분리수거가 쉽지 않다. 또한 화장품 용기에 라벨이 붙어있거나, 색이 들어간 용기를 사용한 경우도 재활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구매한 화장품을 다 사용한 뒤에 버리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유통기한의 문제, 유행의 문제로 상당부분 쓰레기로 버려지는데 이때 내용물이 묻어있는 경우라면 재활용은 더욱 어려워진다.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이 평균 30% 미만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률은 더욱 낮은 수치가 아닐까 추측한다. 화장품을 사는 순간은 짧지만 재활용이 되지 못한 플라스틱은 썩는 데 500년이 걸린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올해 환경부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했다.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재활용의 용이성에 따라 4가지(재활용 최우수·우 수·보통·어려움)로 등급을 나눠 등급을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어려움’ 등급을 받을 경우 생산자가 환경부담금을 최대 30% 물어야 한다. 이는 생산부터 재활용에 책임을 지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개정안은 올해 9월까지 계도기간으로 두고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제는 적어도 화장품을 구매할 때 재활용이 용이한 용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환경을 고려하면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환경을 걱정한다면 불필요한 화장품 소비를 줄여보자. 내 화장품의 개수가 줄어드는 만큼 지구가 감당해야 하는 환경문제 도 줄어들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의 화장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의 변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외모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때 지구와 여성이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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