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북한으로부터 피격을 받고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과 관련된 내용을 23일 오전8시30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처음 대면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언급한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미리 녹화해 유엔으로 보낸 '녹화 연설'이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서해상에서 우리 국민의 추락 사고가 있었다는 첩보를 22일 저녁6시36분에 문 대통령에게 첫 서면보고했고, 첩보내용을 분석한 후 피격에 대한 내용을 다음날 아침에 대면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대통령이 피격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밤10시30분에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실종자를 사살 후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추가 입수했다"며 "이후 23일 새벽1시부터 2시30분까지 청와대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첩보 내용을 분석하는 등 대책회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의 유엔연설이 23일 새벽1시26분부터 16분간 중계가 됐는데, 같은 시간 첩보에 대한 사실 여부를 관계부처가 확인하고 있었다"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연설은 지난15일 녹화해 18일 이미 유엔으로 보내진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24일 낮 12시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상임위원회를 열고 연평도 실종 공무원의 피살 사건과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에 들어갔다. NSC 상임위원회 정례 회의는 매주 목요일 오후 3~4시경 개최되지만, 이번 사안이 엄중해 낮 12시로 시간을 앞당겼다. NSC 상임위 회의에서 군과 정보 당국의 분석 결과를 공유해 향후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3일 제75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 달라”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는 말했다.
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이 달라진 것이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종전선언을 운운했다. 참으로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