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女변호사’ 등 표현 여전
“남성 주류로 전제, 여성을 비주류로 특정”
‘몰카’ ‘몹쓸 짓’ 아니라 ‘불법 촬영물’ ‘성범죄’

YWCA 보고서 일부 캡처.
YWCA 보고서 일부 캡처.

9일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성차별 용어를 지양하고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려는 인식 확산이 요구된다.

서울YWCA는 지난 6월10~16일(7일) 네이버 뉴스스탠드 제휴 매체 48곳의 보도를 전수 조사했다. 기관 소속 모니터 요원 6명이 양성평등 모니터링 도구 표준화 제안에 따라 마련된 체크리스트로 분석했다.

△ ‘여배우’ ‘女변호사’…“남성 주류로 전제, 여성을 비주류로 특정”

이번 보고서에서는 접두사 ‘여(女)’ 사용 문제가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송중기의 그녀는...’ 가세연, 女변호사 신상 폭로 논란”(한국경제), “이혼 1년 만에 18살 연하와 스캔들 난 여배우”(중앙일보) 등 25건 사례가 발견됐다.

이에 서울YWCA는 “여전히 직업과 업무의 부적절성 혹은 편견을 담은 의미로 직업 앞의 접두어로서 ‘여’를 활용한다”며 “여배우 등의 표현은 남성을 주류로 전제하고, 비주류인 여성을 특정해 예외로 여겨지도록 하는 방식이기에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온라인에서 난리난 女 정체”(중앙), “다리서 바다로 추락한 女 시신 발견, 옷차림 보니….”(파이낸셜뉴스) 등은 접두어를 선정적 도구로 활용한 예시였다. 서울YWCA는 성별이나 여성의 옷차림이 기사 핵심 내용과 무관했다며 “언론사들이 접두사 ‘여’를 자극적 제목을 통해 클릭 수를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몰카’ ‘몹쓸 짓’ 아니라 ‘불법 촬영물’ ‘성범죄’

범죄를 사소하게 묘사하는 표현도 문제로 꼽혔다. 몰카(몰래카메라), 음란물 혹은 성인물, 몹쓸 짓, 묻지마 폭행 등의 문구다. 조사 결과 음란물, 몰카, 성인물 등 단어 사용은 12건 발견됐다.

서울YWCA는 “‘불법 촬영물’을 ‘몰카’로, ‘성 착취물’을 ‘음란물’로 표현하는 건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과 디지털 성범죄를 사소하게 느끼도록 만든다”며 “성범죄를 ‘몹쓸 짓’이라고 표현해 사회적 범죄가 아닌 개인 문제로 환원함으로써 여성 대상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는 사례도 1건 발견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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