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성차별 개선 위한 실태조사 없고
성폭력 처리하고 피해 구제하는
수평위 위원 85%가 남성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의료계의 여성 인턴의 50%가 전공의 선발 시 성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위한 실태조사나 대책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특정 전공들은 결혼·출산을 이유로 여성 선발 계획이 없다며 지원자에 지원철회를 요구한 곳까지 있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성의사도 여성 의대생도 증가하지만 정부는 성차별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대안 마련에 소홀하다”며 “전공의 선발시 대놓고 여성은 지원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제보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한국여자의사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019년 실시한 ‘의료계 성평등 설문조사’를 분석해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선발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힌 비율은 50%에 달했으며 여성의 경우 결혼 및 출산을 하기 때문에 선발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전공까지 있었다.

인기과도 여성 지원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었다. 전체 여성전공의 비율은 38.1%인데 성형외과 전공의 여성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평가위원회의 성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12명의 위원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한데 이마저 성평등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평위는 전공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처리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구다.

신 의원은 “수평위는 특정 성별이 과반을 초과해서는 안돼 여성 5명이 필요한데 12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며 교수 선발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 성차별과 성폭력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번 계기로 의료계 내에서 교육과정에서부터 실제 임상과정에서 의료계 성차별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조치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한국여자의사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대병원 성형외과는 전공의 지원 당시 여성은 안 된다며 지원자에 지원철회를 요구하고 여성 지원자 면접 중 결혼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는 등 성차별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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