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청와대 사랑채 앞 기자회견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개신교 및 천주교 신도들이 교단의 입장에 맞서며 ‘낙태죄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과 179명의 개인·단체로 이루어진 개신교와 천주교 신도들이 2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의 이유에 대해 "정부안 입법예고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입법개정안 발의에 즈음해 있었던 일부 세력의 낙태죄 완전폐지 반대 의견이 전체 개신교를 대표하는 상황에 문제 제기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은 김신애 목사의 사회 아래 섬돌향린교회 김하나 전도사, 대한성공회 노승훈 신부의 성명서 낭독, 한국여성신학회 이영미 목사·청어람ARMC 오수경 대표·박소영 한신대 신학대학원 성정의위원회 신학생·크리스천 페미니즘 운동 믿는페미의 새말 활동가의 발언, 기독여민회 남궁희수 목사의 닫는 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사람을 처벌하고 통제하는 법이 아닌 삶을 살피고 지원하는 법이 필요하다”며 낙태죄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여성이 임신으로 일터나 학교를 떠나야 하거나, 불평등한 성관계가 만연한 상황에서 임신중지의 책임을 오로지 여성에게만 전가해왔다"며 "여성들은 불법적으로 시술해주는 병원을 찾아다니고,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약을 먹고, 출산 후 아이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인공 임신중단에 대해 기독교 전체가 반대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교인은 "교회 안에는 임신중절을 정죄하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다. 임신중절을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바라보고 서로 살피고 돕는 공동체적 연대가 있다. 그리고 교회의 성차별적 문화와 교리의 한계를 성찰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임신중절을 정죄하는 목소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보탰다.

새말 활동가는 "정말 생명을 옹호하고 싶다면,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도 차마 아이를 낳거나 키울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를 개혁하고 지구환경을 돌보라. 태어나는 어린 존재들이 더 이상 성별, 가난, 장애,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조건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라. 사람과 사람이 평등하게 관계 맺는 법을 가르치고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교회의 가부장적 구조를 뒤엎으라"고 소리 높였다.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그리스도인X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개신교와 천주교 내에서 낙태죄 완전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월14일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천주교 신도 1015명이 이름과 세례명을 명시하고 낙태죄 전면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을 개진한 의견서 대독이 있었다.

공동행동은 의견서는 법무부, 보건복지부, 청와대, 국회, 천주교 한국교구(서울대교구)로 보냈다.

반면 신자들의 의견과 달리 교단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 10월16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신임의장에 선출된 이용훈 수원교구장은 “낙태법 폐지에 단호히 반대하고 반대운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0월7일 정부가 발표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은 현행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한 ‘낙태죄 일부 조정안’이었다.

앞서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는 형법상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권고다. 그러나 정부안은 마지막 월경일 이후 14주와 24주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심지어 상담 및 숙려기간 의무제까지 있어 여성계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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