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성회 등 경북 지역 28개 여성·시민단체 성명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62개 단체가 지난해 5월 20일 대구시청 앞에서 성상품화 축제 조장하는 대구시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중계방송 계획하는 TBC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권은주 기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62개 단체가 지난해 5월 20일 대구시청 앞에서 성상품화 축제 조장하는 대구시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중계방송 계획하는 TBC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권은주 기자

 

포항여성회(회장 금박은주)와 경북지역 27개 여성·시민단체는 30일 “경상북도가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에 막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성평등한 경북을 위해 다양한 성평등 정책에 대한 예산 지원을 확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여성신문은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에 경상북도는 5000만원, 주최지인 청도군은 1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단독] 경상북도·청도군,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에 예산 지원 논란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310&aid=0000081374 )

금박은주 포항여성회장은 “여성단체는 20여년 전부터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 하는 성차별적 대회인 만큼 폐지를 촉구했다”며 “하지만 경상북도는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 대회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 하는 등 시대를 역행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상북도에 미스코리아 경북대회에 예산 지원을 한 배경에 대해 공개 질의서를 보내 11월 6일 금요일까지 경북도의 공개 답변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미스코리아 대구경북선발대회에 대구시와 대구 동구청, 경상북도 등이 예산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구경북여성시민단체에서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에 예산지원을 지적하는 한편, 미스코리아선발대회 폐지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며 “지난해 문제제기 후 대구시와 동구청은 올해 미스코리아대구선발대회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경북도는 대회가 사라지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진다는 이유를 들면서 미스코리아 대회에 예산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경북도는 전국 최하위의 성평등 지수를 기록하는 오명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지금 경북도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막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성평등 정책에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공공시설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공동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야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경북도는 시대를 역행하는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성평등 정책에 지원을 확대하라.

지난 8월 경북도와 청도군에서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는 경북도가 여성의 몸을 상품화 하는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에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성평등 정책에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에 열린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에 경상북도는 5천만원, 주최지인 청도군은 1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이 드러났다. 또한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공동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청도부군수와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장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경북도와 청도군에서 전방위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여성신문, 2020. 10.21).

90년대부터 여성단체에서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성차별적인 대회라는 점에서 미스코리아 대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지금은 TV 생중계는 사라졌지만,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대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에 경북도의 막대한 예산 지원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지난해 미스코리아 지역대회에 대구시와 대구 동구청이 예산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구경북여성단체에서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 폐지를 요구하며 국가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지난해 문제제기 후 대구시는 올해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북도는 대회가 사라지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진다는 이유를 들면서 미스코리아 대회에 예산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경북도는 전국 최하위의 성평등 지수를 기록하는 오명을 얻고 있다. 지금 경북도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막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성평등 정책에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공공시설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미스코리아 대회에 공동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야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명백하게 성차별적이며 시대착오적인 대회이다. 이제는 더 이상 몸을 전시하고 평가하는 성상품화의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한다.

경북도는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에 막대한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성평등한 경북을 위해 다양한 성평등 정책에 예산 지원을 확대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포항여성회

[연명단체] 경북여성단체연합(준), 포항시민연대, 대학노조포항공대지부, 대학노조대경본부, 지속가능한사회를위한시민연대, 포항시민광장, 경북장애인부모회, 노동당경북도당, 진보당포항시위원회, 참교육학부모회경북지부, 정의당포항시위원회, 정의당경북도당, 전교조포항초등지회, 전교조포항사립지회, 전교조포항공립중등지회, 진보당경주시위원회, 전국여성노동조합대구경북지부, 경주학부모연대, 사회적협동조합행복두레, 울진여성회(준), 영덕참여시민연대, 전국교육공무직본부경북지부, 경주여성노동자회, 전교조경북지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포항지회, 경북혁신교육연구소공감,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경산여성회 이상 28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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