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언론·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공공언어로 국민이 겪는 불편이 크다. 여성신문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공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쳐나간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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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전문용어와 그 순화어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들은 실제 공공기관에서 전문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10개의 제시어 중 7개를 ‘어렵다’라고 꼽았다. 반면 이를 순화한 10가지 용어 중 9개에 ‘충분히 이해함’을 선택했다. 또한 일반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는 국민과의 소통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97.3%가 응답했다.

설문에 제시한 단어들은 한국전력공사 전력용어 순화집과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전문용어집 ‘우리길 우리말’에서 발췌했다. 여성신문은 이 중 10가지를 임의로 뽑아 해당 용어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응답자들이 ‘어렵다’라고 선택한 단어는 △‘철탑계탑공법’(72.3%), △‘궁지선’(81.3%), △‘거마비’(58.9%), △‘노리’(75%), △‘비산먼지’(44.6%), △‘요구조자’(53.6%), △‘피스톨관창’(67%) △‘농연’(61.6%)이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도로공사는 이같은 어려운 전문용어에 대해 보다 쉬운 말(순화어)로 개선안을 제안했다. 시민들은 이들 공사가 제시한 10가지 순화어에 대해 높은 수치로 ‘충분히 이해함’을 선택했다. 제시한 개선안은 아래와 같다.

△염력→비틀림 힘

△철탑계탑탑공법→철탑높이 상향 공법

△궁지선→활형 지지선

△거마비→교통비, 차비

△노리→비탈면

△블랙 아이스→도로 살얼음

△비산먼지→날림먼지

△요구조자→구조대상자

제시된 순화어에 대한 생각을 묻는 항목에는 ‘이해하기 쉽다’가 82.1%로 가장 많았다.

‘평소 전문용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68.8%가 ‘어렵다’라고 선택했다. 전문용어에는 응답자의 57.1%가 ‘한자’가 많다고 답했다. 이어 ‘외래어’가 35.7%, 고유어가 4.5%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는 국민과의 소통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7.3%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앞으로 전문용어가 어떻게 바뀌면 좋을 것 같나’라는 항목에 응답자 대부분이 ‘꼭 순우리말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순화돼야 한다’라고 응답했다.

ㄱ씨는 “일제의 잔재인 한자어가 너무 많다. 순우리말이 아니더라도 한국인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한자를 사용해 용어 구성을 해야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ㄴ씨는 “누구나 들었을 때 한번에 알아들을 수 있게 바뀌되 무조건 순우리말로 바꿔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기 쉬운 한자어는 문제없다”라고 주장했다.

ㄷ씨는 “전문용어는 전문가가 쓰는 말이긴 하지만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이나 한자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일부 응답자들은 말 그대로 전문용어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대로 사용해도 비전문가들의 눈높이를 고려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ㄹ씨는 “전문용어를 그대로 쓰되, 괄호 안에 뜻풀이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썼다.

ㅁ씨는 “오히려 대체어가 복잡하거나 애매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면 기존 용어를 사용하

는 것이 더 이로울 것 같다. 업계 종사자들이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기존 용어를 사용하되 일반인들에게 풀어서 설명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설명 방법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다.

한편 설문조사는 10월 23일부터 10월 29일일까지 진행했으며 총 224명의 시민들이 응답했다. 응답자는 △서울 34.8%, △경기 18.8%, △인천 5.4% 순으로 대부분 수도권에 분포했다.

직업군에서는 학생이 45.5%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직장인(32.1%), 일반인(17%) 순이었다. 연령대는 20대(55.4%)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30대(19.6%), △10대(17%), △40대(6.3%), △60대(1.8%)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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