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미스코리아대회에 5000만원 지원
논란 일자 “내년 예산 전액 삭감” 결정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에 강상조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시상하고 있다. ⓒ댜구한국일보TV 화면 캡쳐
지난 8월 열린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에서 강상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수상자에게 시상하고 있다. ⓒ유튜브 대구한국일보TV 영상 캡쳐

경상북도가 9일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상북도는 포항여성회 등 30개 경북여성시민단체가 지난달 30일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에 예산지원을 한 배경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통해 예산 지원 중단을 요구하자 “내년부터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전액 감액 조치했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여성신문은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에 경상북도는 5000만원, 주최지인 청도군은 1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단독] 경상북도·청도군,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에 예산 지원 논란 http://asq.kr/ICDBLjhKlwuaX)

경북여성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경상북도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성차별적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며 예산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경상북도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공식 답변을 통해 “그동안 지역의 우수한 여성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예산을 지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단체가 제기한 의견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미스경북선발대회에 대한 예산을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예산을 전액 감액조치했다”며 “앞으로 성평등을 위한 정책에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문화정책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박은주 포항여성회 회장은 “경북도가 내년부터 미스코리아 대회 예산 지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일도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촉구한다. 앞으로 경북도에 성평등 정책을 확산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여성정책 업무담당자는 “앞으로 경북도의 성별영향평가 및 성인지예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나가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경상북도는 여성가족부가 매년 발표하는 지역성평등지수에서 전국 최하위를 차지한다. 미인대회를 보는 시각과 그동안 지원해오던 사업이라서 예산 지원은 별문제 없다는 식의 인식은 빠른 사회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여성단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경상북도가 성평등 정책에 지원을 어떻게 확대할지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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