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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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과 언론·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공공언어로 국민이 겪는 불편이 크다. 여성신문사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공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쳐나간다.

올해 5월부터 시작한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은 정부부처·언론사·시민의 인식 변화를 만들어냈다.

지난 5월 28일부터 시작한 열세 번의 기획기사로 어려운 공공·행정·법률·보도·전문 용어는 국민의 이해도와 관심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시민들도 일상 속에서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정부부처의 인식 변화는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 일어났다. 각 부처는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 대신 쉬운 우리말로 정책 용어를 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 예시로 환경부에서는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말인 ‘스타트업’(start-up)을 ‘새싹기업’으로 바꿔 표현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 담당자는 “보도자료 전수조사라고 보도자료 평가 사업이 있다”며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보도자료의 제목을 대상으로 해서 제목에 외래어를 쓴 해당 부처에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부처 담당자들이 어려운 외래어·한자어로 된 정책용어 대신 쉬운 우리말로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부처뿐 아니라 언론사에서도 쉬운 우리말 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출입기자들 중 주요 언론사 매체 20개를 선정해 대체어 제안을 보내고 있다.

조아라 문체부 국어정책과 주무관은 “기자님들은 기관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그대로 쓰기도 하는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안하면서부터 그래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써야겠다는 인식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 기사는 여성신문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편집국 내 기자들은 기사 작성 시 외래어·한자어 사용을 줄이고 있다.

그 예시로 △‘젠더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을 ‘성인지 감수성’으로 △‘코로나 블루’를 ‘코로나 우울’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보도 자료를 받아 기사를 작성할 때는 △(캠페인)‘론칭’을 ‘연다’ ‘시작한다’로 △‘콜라보’를 ‘협업’ ‘함께’로 △‘니즈’를 ‘수요’로 △‘에피소드’를 ‘이야기’로 바꾸고 있다. 부득이하게 외래어를 사용하게 될 때는 각주를 달아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시민들도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김지영 씨는 쉬운 우리말 쓰기 5회 차 기사인 학교 앞 ‘그린푸드존’ 뜻…알고 계신가요?를 보고 “평소 공공언어에 외래어가 많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기사를 보고 공공언어 속에 외래어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그날을 시작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도 의식적으로 외래어 사용을 줄이고 쉬운 우리말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지은 씨도 쉬운 우리말 쓰기 9회 차 기사인 보도용어, 코로나19 같은 긴급 상황에서 더 쉬워야”를 통해 “직관적이지 못한 외래어 사용으로 중요한 정보가 잘못 전달되거나 정보소외 계층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기사를 본 뒤로 언택트, 위드 코로나시대, 코로나 블루 대신에 비대면, 코로나 일상, 코로나 우울이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어의 변화는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과 같이 인식부터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이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문화를 바꾸기 위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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