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신간] 스테퍼니 랜드 『조용한 희망』 (문학동네)

‘28세, 싱글맘이 되었다. 다른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출간 직후부터 화제가 된 싱글맘의 분투를 담은 책이다. 저소득층 여성이 겪는 빈곤의 악순환, 계획하지 않은 임신과 육아의 고단함, 가사도우미 일을 하면서 겪는 고통과 고충이 담긴 생생하고 치밀한 르포이자, 중첩되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는 저자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치열한 생존의 기록이 담겨 있다. 넷플릭스에서 영화화를 결정했을 정도로 극적이며 찬란하다.

저자인 스테퍼니 랜드는 짧은 연애가 임신으로 이어지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작하게 됐고, 6년간의 가사도우미 생활 끝에 몬태나 주립대학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 이후 자신의 경험을 칼럼의 형태로 기고했다. 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공공언론단체인 '이코노믹 하드십 리포팅 프로젝트'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싱글맘들을 위해 활발히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절실하고 용감한 누군가의 기록은 때로 멋지게 구성된 픽션보다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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