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타래] 정여랑 『5년 후』  (위키드위키)

최근 방송인 사유리 씨의 자발적 ‘비혼모’ 선언과 더불어 출산 소식을 알리면서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과 논쟁이 뜨겁다. 이 시기에 새로이 고민하며 읽기 좋은 책 중 한 권이 때마침 출간됐다.

정여랑 장편소설 『5년 후』가 보여주는 세계는 이른바 ‘결혼 5년 갱신제’가 도입된 대한민국이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혹은 주목받지 못하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가시화되고, 인구 재생산과 돌봄 노동, 교육과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어떤 뒷받침을 할 수 있을지 그 대안을 상상 속에서 제시해보는 이야기다. 『5년 후』 속 가상의 대한민국에서는 결혼제도의 형태에 상관없이 임신, 출산, 육아,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가 전적인 책임을 지고, 성별과 가족 구성에 관계없이 출생과 연계되는 모든 복지에 힘을 싣겠다는 급진적인 약속이 이뤄진다. 이상적이라 즐거워지는 동시에 현실과의 거리감에 씁쓸해지기도 하는 소설을 통해 지금 여기의 이슈를 반추해볼 수 있다.

“돌봄노동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고, 성별과 노동에 상관없이 누구나 그와 관련된 교육과 훈련을 받고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 많은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라 믿는다. (...) 결국 저출생의 위기는 사회 전반의 소수자에 대한 불평등과 그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는 것에 그 해결의 열쇠가  있다.”('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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