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인사구조도 대폭 개선

경찰청은 올해 말까지 전체 경찰의 3.6%인 여성 경찰을 선진국 수준인 4%(3600여명)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임신중이거나 산후 1년 이내에 해당되는 여경은 당직근무를 서지 않고 임부복을 입게 하는 등 여경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지난 1986년말 680명에 불과했던 여경 수는 올 8월말 현재 3341명으로 늘었다. 전체 경찰의 3.6%. 여경은 그 동안 민원실 등 내근부서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파출소는 물론 형사·교통·정보 등 모든 분야에서 여경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남자 경찰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특공대에까지 배치되면서 성벽을 크게 허물고 있다.

경찰청은 여경의 고위직 진출을 확대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승진시 총경·경정 각 1명, 경감 2명 등 별도 인원을 배정하고 있다. 또한 2000년 7월 '여경의 날'을 시작으로 여경만을 특진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여경의 날에도 경사 등 5명을 특진시켰다. 이런 혜택이 없더라도 여경은 시험성적이 대체로 우수, 5년간 여경 평균 승진 비율은 21.9%에 달한다. 남성의 9.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여경, 중간 간부 늘린다

현재 경찰에는 간부급 여경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3341명의 여경 중 총경이 4명, 경정이 9명, 경감이 26명, 경위가 225명, 경사가 580명, 경장이 833명, 순경이 1664명이다.

경사 이하가 전체 여경의 92.4%를 차지하고 있는 것.

경찰청은 이같은 계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경사급 파출소장 306명 등 중간 간부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승진 대기자가 많아짐으로써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힘들고 조직 결속력 또한 약해지기 때문에 에펠탑형 구조를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고 분석한다.

경찰청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3년 동안 총 1만여명의 직급을 상향조정하기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계획대로 시행되면 전체 경찰관의 74%가 경사 이하의 직급에서 퇴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간 실무층이 늘어나면서 치안서비스와 함께 경찰관의 직무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은 직급조정 과정에서 여경도 남자경찰관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여성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여성 관련 NGO 대표, 의사, 교수 등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여성 대책자문위원회를 발족한 데 이어 올해에는 아동 성폭력·학대 등 아동문제에도 적극 대처하기 위해 여성·아동대책자문위원회도 구성한 바 있다.

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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